매일신문

[주목 이책!] 젠더와 사회

젠더와 사회/ 한국여성연구소 지음/동녘 펴냄

여성학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여성학과 페미니즘이 오직 여성만을 위한다는 생각이다. 여권 신장은 충분하니 여성가족부를 이제 그만 폐지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남성인권 보호를 표방하는 시민단체에서는 양성평등을 위해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2000년대 중반 이후 상지대, 서울여대, 숙명여대, 한양대 등에서는 여성학과가 폐지됐다. 여성학과 페미니즘은 정말로 쓸모없어진 것일까?

이 책은 국내 연구자 15명이 한국적 상황에 맞게 풀어쓴 젠더 연구서다. 여성스럽거나 남성스러운 것은 타고난 것일까, 만들어진 것일까? 여성과 남성의 이름으로 만들어지는 상징, 정체성, 이데올로기, 제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성들은 직장을 다니면서 양육 문제를 남자보다 먼저 고민하고, 남성들은 가장 노릇, 장남 노릇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젠더는 인간을 여성과 남성이라는 두 범주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사회를 구성하는 원리로도 작동한다. 이렇게 젠더 이분법이 만드는 사회가 성별화된 사회다. 이 책은 당연하게 여겨지던 이러한 이분법에 의문을 던진다.

성별화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부에서는 여성주의 운동의 역사를 되짚고 누구의 경험을 토대로 지식이 구성되는지를 물으며 문화 이론, 퀴어 이론, 남성성 연구 등 젠더 연구의 흐름과 최근의 경향까지 충실히 소개한다. 2부에서는 혼자 사는 사람들의 증가, 동성결혼 등에 관한 문제부터 일과 직장이라는 노동의 문제, 미디어에서 재현되는 걸그룹 신드롬까지 일상의 경험들은 단순한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젠더 체계의 영향 아래 있다고 설명한다.

3부에서는 성 평등을 위한 정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시민사회는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등을 이야기한다. 545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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