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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 본 제자 유진이는…운동장에 헬리콥터 내려 난리인데 혼자 공부

선산초등학교 졸업식 기념사진. 당시 6학년 2반 친구들과 주기식(원안) 선생.
선산초등학교 졸업식 기념사진. 당시 6학년 2반 친구들과 주기식(원안) 선생.

"유진 군은 어릴 때부터 남다른 데가 있었지요.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집념과 근성이 남다른 학생이었어요. 나중에 뭐가 되든 큰 인물이 될 줄 알았어요."

민선 3선 연임에 성공한 남유진 구미시장의 선산초교 6학년 시절 담임 주기식(77) 선생님은 어린 남유진을 이렇게 기억했다.

주 선생님은 "훌륭한 인재는 스승과 제자가 줄탁동시(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손발이 잘 맞아야 한다)해야 하는데 유진 군과 내가 그랬다"며 "그 나이 아이들은 놀기를 좋아하는데 유진이는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해결할 때까지 끝까지 파헤치는 노력파였다"고 했다.

"50년 전에는 자동차 구경하기도 귀했는데 헬기는 오죽했겠습니까. 한 번은 운동장에 삐라(전단지)를 뿌리던 헬기가 운동장에 내리자 교실에 있던 모든 아이들이 구경한다고 뛰쳐나갔죠. 나도 뭔 일인가 싶어 창문 너머로 내다봤는데 유진 군은 혼자 교실에 남아 문제를 풀고 있더군요. 정말 집념이 대단한 학생이었어요."

주 선생님은 "유진 군의 서울대 합격 소식을 듣고 참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당시 유진 군을 경북중에 보내고 싶었는데 못 가고 대구중에 입학했어요. 그 나이에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을까. 경북중 앞을 지나가기 싫어서 먼 길로 돌아 학교에 다녔다는 말을 나중에야 들었어요. 그처럼 독한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공부한 덕택에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었지요. 내게 이런 제자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주 선생님은 "내가 행정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에 대해 할 말은 없지만 8년간 구미시정을 별 무리 없이 잘 이끌어 온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며 "무엇보다 시민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구미 정창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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