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한 재무설계] 에코 베이비붐 세대

졸업과 동시에 막막한 취업난…재테크 깜깜 '풍요 속 빈곤'

지역의 한 대학교를 졸업한 김영수(31) 씨는 몇 년에 걸친 취업 재수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이제는 취업에 대한 미련을 깨끗이 버리고 자영업을 준비 중이다. 다행히 대학교에 다닐 때부터 워낙 많은 아르바이트를 경험한지라 자영업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김 씨의 꿈은 프랜차이즈로 성공하는 것이다. 창업자금대출을 받아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다.

반면, 이민호(33) 씨는 이미 고시가 되어버린 취업 관문을 뚫은 케이스다. 벌써 3년이 지났지만 회사생활이 쉽지만은 않다. 실적에 대한 압박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다고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이제 막 가정을 꾸렸기 때문이다. 맞벌이를 하는데 돈 관리는 부부가 각자 하기로 했다. 아이는 몇 년 후 낳기로 했다. 그때까지 종잣돈 1억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에코 베이비 희망을 담다.

에코 베이비붐 세대(에코부머)는 베이비붐 세대(베이비부머)의 자식 세대로 1979년생부터 1985년생까지를 말한다. 나이로 치면 29세부터 35세까지로 이제 막 사회에 진출했거나 가정을 꾸린 세대다. 에코부머는 약 510만 명으로 베이비부머(1955~64생)와 2차 베이비부머(1969∼74년생)에 이은 또 다른 거대 인구집단이다. 에코부머라는 용어는 미국 푸르덴셜생명보험회사가 미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봉사활동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2000년대 주역이 될 세대로 베이비부머가 낳았다고 해서 에코 세대(메아리 세대)'라 부른 데서 기인한다.

에코부머는 부모 세대인 베이비부머의 경제적인 풍요 덕분에 부모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랐고, 이로 인해 부모 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을 형성해 왔다. 어학연수 또는 교환학생으로 인해 외국어 구사능력뿐만 아니라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또 자기주장이 강하고 개인주의적인 성향도 강하다. 문화적인 감성과 유행에 민감하다. 모바일 및 SNS가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개진한다.

그러나 성장기에 경제적인 풍요를 누린 에코부머들은 대학을 졸업하면서 냉혹한 현실을 맞이해야 한다. 한때 88만원세대로 불리기도 한 에코부머는 현재 심각한 취업난에 직면해 있다. 88만원 세대에서 88만원은 우리나라 비정규직의 평균임금인 119만원에 20대의 평균소득 비율 74%를 곱해서 산출한 금액이다. 88만원 세대는 대학졸업 후에도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으로 일해야 하는 20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선배인 2차 베이비부머들은 취업에는 별 어려움을 겪지 않았지만 에코부머들은 첫 출발부터 좌절을 겪어야 하는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아파트 포기, 금융투자

그러나 역경 속에서 이를 헤쳐나가는 지혜도 빛난다. 에코부머들은 자신들의 불안한 미래를 직시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적극적인 준비를 한다. 먼저 그들은 일찌감치 아파트 구입을 포기한다. 이들에게 아파트는 더 이상 자산을 불리는 투자수단이 아니라 주거수단에 불과하다. 부동산이 아니라 금융자산을 축적하는 데 주력한다. 투자에 있어서도 베이비부머와 2차 베이비부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대학교에 다닐 때부터 용돈이나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투자를 한다. 금융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부모 세대인 베이비부머와는 다르게 금융지식도 어느 정도는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금융지식을 받아들이는데도 적극적이다. 취업과 동시에 재무설계 상담을 받아 미래의 재정적인 준비를 하는 에코부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제 막 은퇴를 시작하는 베이비부머와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2차 베이비부머들보다도 30년 후에 있을 은퇴 준비에 더 적극적인 에코부머들의 투자행태는 바로 이런 위기의식 속에서 출발한다. 에코부머들은 역경 속에서 희망을 담는다.

에코부머들이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도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자산관리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투자는 빠를수록 좋다.

에코세대들은 보통 재테크에 관심이 없는 대학생 시절을 보낸 경우가 많다. 저축도 습관이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부터 돈 모으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통장을 만드는 것은 첫 걸음이다.

'어떤 예금이 혜택이 많을까. 어떤 체크카드가 좋을까' 고민한다. 그러나 개개인의 소비 패턴은 다 다르다. 아무리 좋은 체크카드라도 그 사람의 소비 패턴과 맞지 않는다면 좋은 카드라 할 수 없다. 평소 쇼핑을 많이 하는지, 교통비가 많이 나오는지, 외식을 많이 하는지 등 나만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신용카드 혜택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소비 패턴과 습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용을 빙자해 할부로 결제하다 보면 나중에 빚만 쌓인다. '신용카드는 곧 빚'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사용하자. 내게 맞는 체크카드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교통비, 통신비를 절약하고 싶다면 '신한 S20 체크카드'가 권장할 만하다. 교통비 포함 체크카드 실적이 월 20만~30만원이면 2천원이 할인된다. 또 통신비 월 5만원 이상이면 3천원이 할인된다. 문화와 외식을 즐긴다면 'uni 우리V체크카드'가 바람직하다. 전월 20만원이라는 최소 실적만 있으면 영화 할인은 기본이다.

KB국민 첫 재테크 적금도 권장할 만하다. 20, 30대 직장 초년생들의 첫 목돈 마련을 지원하고자 만든 월복리 적금으로 만 18~28세라면 누구나 가입가능하고 우대 이율까지 적용한다면 최대 3.8%까지 금리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자료=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 부설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정리=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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