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의 窓] 울진군의회 데뷔전 '낙제점'

갓 출범함 제7대 울진군의회가 첫 의정 활동으로 이달 10일 오후 군의원 전원과 울진시내버스 기사 노조 대표들 사이에 '고객만족'친절운영 대중교통관계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러나 울진군의회 이세진(65) 의장의 추궁과 인신공격성 발언에 분노한 노조 대표들의 거센 항의로 한 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등 개운찮은 뒷맛을 남겼다.

간담회를 주도한 이 의장은 울진의 유일한 시내버스 회사인 울진여객의 경영 방식과 울진군의 시내버스 보조금 지원(지난해 17억원) 문제점 등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좌충우돌 언행으로 한 편의 코미디를 보여주는 듯 했다. 코미디의 하이라이트는 느닷없이 노조 대표들을 질타한 부분.

그는 "평소 기사들을 홀대하던 회사 경영진이 오늘 군의회와 간담회가 있는 것을 알고, 회사 얘기를 잘해달라고 노조 대표들에게 어제 저녁 식사 대접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으로 회사로부터 대접을 받지 않았느냐"며 노조 대표들을 몰아세웠다. 이어 참석한 특정 노조원을 지칭하며 "버스회사 모 간부와 친한 분 아니냐"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고, 참석자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결국 한 노조 대표가 "기사들의 애로 사항을 듣는 자리라고 참석했는데 마치 무슨 잘못이 있어 감사를 받는 것 같다. (우리는) 나쁜 짓을 안 했으며 질타를 받으러 온 것도 아니다"라며 이 의장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또 다른 노조원도 "보조금 지원 문제는 울진군과 군의회, 회사 등 3자가 알아서 해결할 일이지, 노조 간부들이 참여할 성질이 아니다"며 목청을 높였다.

이에 당황한 이 의장은 연신 "(무슨 말인지) 알았다. 됐다", "버스회사 경영진들과 다른 감정은 없다"면서 노조 대표들에게 갑작스럽게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 종전에 질타하던 태도에서 노조 측이 반발하자 갑작스레 화해 모드로 돌변하는 기민함을 보인 것이다.

간담회 소식을 접한 울진여객 권영국 전무이사는 "저에게 나쁜 감정을 갖고 있는 이 의장이 취임하자마자 군의회를 동원해 버스회사와 기사들을 근거 없이 공격하고 있다. 이 의장과의 일전(一戰)도 각오하고 있다"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결국 제7대 군의회의 의정 활동 데뷔전은 버스 관계자들에게 깊은 생채기를 남기며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는 평가다. 앞으로 이 의장과 울진군의회가 울진여객에 대해 어떤 행보를 취할지 지켜볼 대목이기도 하다. 무소속 초선인 이 의장은 전체 군의원 8명 중 재선의 여성 군의원 2명이 서로 의장을 차지하려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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