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오아시스를 찾는 사람들

오아시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다름 아닌 일자리를 찾고 있는 취업희망자이다. 당장 오아시스를 찾아야 하기에, 그곳이 나에게 맞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무작정 헤매는 사람들도 많다. 자기가 가진 적성과 흥미에 관계없이 일을 찾다 보니 중소기업의 이직률이 높고, 스스로 취업을 포기하는 실망노동자가 늘어나 경제참가율이 줄고 잠재적 실업자는 늘어가고 있다. 이는 국가적으로나 개인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으며, 출생률이 저조한 우리나라의 장래에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평생직장의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좋은 오아시스에 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나라의 몫이고, 물가로 가서 고기를 잡는 것은 취업희망자의 몫이다. 그 오아시스에 도착한 사람에게 물을 마시고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것은 오아시스의 주인이며, 그 주인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실업자에 대한 고용촉진정책 중 개선할 부분, 새롭게 시행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지만, 좋은 정책도 많이 있다. 인적투자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혹은 많은 부분을 나라에서 지원해 주는 제도이다. 그것이 바로 취업희망자를 위한 교육제도(내일배움카드제)이다. 참으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국가의 비용으로 교육을 받아 물고기를 잡는 자격증도 따고, 물고기를 잡는 지식과 기술을 익혀 자신감을 가지고 오아시스로 가라는 것이다. 또한 몸담고 있는 오아시스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중소기업 재직자 직무능력향상 교육도 정부가 그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홍보 부족으로 기술과 자격증도 없이 오아시스를 찾아 좌절감을 느끼고 취업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헤매고 있는 경우도 많고, 현직에 오래 있고 싶어도 맡은 직무에 더 이상 향상이 없어 승진의 기회도, 자신감도 잃고 전직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홍보 부족은 국가와 정부에서 교육을 하도록 지정한 훈련기관의 책임이며 앞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잠재능력을 알 수 있고, 적성과 흥미 등을 재확인할 수 있는 각종 검사 등을 무료로 실시하는 사이트(워크넷)도 있고, 가까운 고용노동부 고용센터나 일자리센터 등에서도 그 방법에 대해 상담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소지한 상담원들이 국가의 지원내용부터 취업에 필요한 교육 참여 등을 상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좋은 제도가 홍보 부족으로 취업희망자 모두가 알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점도 있지만 오아시스에 오래 머물기 위해서는 스스로 포기하지 말고 찾아 나서는 것 또한 필요할 것이다.

늦은 나이에 이런 제도의 도움으로 나에게 맞는 오아시스를 찾아 머물게 되었다. 자격증도 획득했고 30년 가까운 경험도 있으니 있는 동안 열과 성을 다할 것이다. 이곳에서 그동안의 직장경험과 지식들을 아낌없이 젊은 사람들에게 전수하여 오아시스를 더 크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나의 삶의 목표이다.

일자리 만들기-이는 꼭 나라의 일만이 아니다. 취업을 희망하는 고령자와 기업의 의식전환, 그리고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 등이 있어야 한다.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기력이 없어 더 이상 경제참가를 할 수 없기 전에 그들이 가진 모든 노하우를 사회로 환원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자식에게 의존하고 지하철을 오가며 공원에서 하루를 보내는 일은 이제 우리 시니어 시대에서 끝내야만 한다. 우리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후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우리 시니어들이 근로를 해야만 한다. 나이에 관계없이 교육의 길은 개방되어 있다. 그동안의 경륜과 추가로 받은 교육으로 일자리를 찾아 기술, 직업경험과 지식들을 후배들에게 전수해야 한다.

김영욱/전 코오롱그룹 이사·미래인재개발원 전문위원 직업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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