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채보상운동 유네스코 등재 추진"…신동학 기념사업회장

한국 최초 시민·기부·여성·경제운동…남북 공동 자료수집·연구사업 계획

"1907년부터 1908년 사이 대구에서 촉발한 국채보상운동은 최초의 한국 시민운동이자, 전국적 기부운동이며 여성운동이었습니다. 아울러 그것은 일제의 부추김과 꼬드김을 고발하고 비판한 전 국민 외자경제운동이기도 했습니다."

낮게, 그러나 힘이 실린 목소리로 107년 전 대구에서 일어난 '국채보상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짚은 이는 올 2월 김영호 전 회장에 이어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를 이끌게 된 신동학 회장이다.

당시 일제 언론(時事新報)은 '한국인의 빈곤으로는 거액을 수집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고 빈정거렸지만 서민, 상공인 및 심지어 기생, 거지 등 기층 민중들마저 합심해 국난 극복에 나섰던 것.

"국채보상운동은 2'28운동과 함께 대구정신의 근원으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사업회는 거국적 운동이 역사 속에 잠자고 있을 때 발상지인 대구에서 처음으로 90주년 기념식을 가졌고 이를 계기로 100주년 기념 준비회가 발족되면서 역사에 새로운 혼을 불어넣기 시작한 셈입니다."

국채보상로 지정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조성, 기념비 건립 등이 노력의 성과이다. 이어 2011년엔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이 성금으로 건립되면서 7월 현재 15만여 명의 시민이 이곳을 찾아 당시의 애국심과 국난 극복의 의지를 새기는 국민교육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사업회는 표지석 세우기와 운동사, 자료집 등을 발간하며 김광제, 서상돈 선생 흉상 제작 등 역사 찾기의 구체적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구정신의 세계화에도 사업회가 앞장서고 있죠. 1999년 대구라운드를 계기로 국채보상운동정신의 세계화를 추구하며 매일신문사와 공동으로 '서상돈상'을 제정, 시상하고 있습니다."

근대사에서 국가 채무를 국민의 책임으로 상환한 운동은 유례가 없다. 이에 사업회는 국채보상운동이 세계사적 유산으로서 가치가 있음을 알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국채보상운동은 이제 새로운 시민운동의 발상으로 기부운동의 원천이 돼야 합니다. 기부를 전국적 시민운동으로 기획하고 국채를 넘어 환경 및 생태에 대한 보상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업회는 매년 시민 대상 문화탐방과 매년 2월 20일 기념식을 가지며 '천둥소리'라는 회보를 발간, 보급하고 있다. 또 사료관으로서 구심점이 되기 위해 북한 자료 수집을 위한 남북공동연구사업 추진과 국채 아카이브 센터 설립을 새 사업 아이템으로 뽑아 놓고 있다.

"향후 국채보상운동은 국내에 머물지 않고 현대화'세계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면 후세에 길이 남는 정신적 자산이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지금까지 물심양면의 지원과 관심을 보여준 민'관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며 사업회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대구시민의 적극적인 성원을 바랍니다."

신동학 회장은 소아과 전문의로 동산의료원 소아과장과 계명대 의대 교수, 대구시 여성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여성메디파크병원 의무원장이자 계명대 의대 명예교수로 있다.

대구시 목련장과 대한여의사회장상, 대통령 표창(2회),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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