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건은 왜 부인이 29명이나 있었어요? 여자를 좋아했나요?"
남대구초등학교 5학년 학생 20명은 최근 앞산자락길에서 왕건이 공산전투에서 패한 뒤 도주한 경로를 따라 걸으며 문화해설사로부터 지명 유래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집중해서 듣던 아이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손을 들어 궁금했던 것을 발산했다. '왕건의 부인이 29명이나 됐다'는 해설사의 말에 소리를 지르며 놀라기도 하고, 몇몇 아이들은 재밌다는 듯 웃기도 했다. 호족들을 다스리기 위해 결혼으로 인연을 맺었다는 설명이 이어지자 아이들의 눈은 다시 반짝였다.
남대구초등학교 한 교사는 "아이들이 수업에서 들었던 왕건의 발자취를 직접 느끼다 보니 집중력이 대단했다. 숲 속에서 진행돼 식물이나 곤충 등을 접한 것도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됐다"고 했다.
살아있는 역사 현장과 숲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앞산 숲길 따라 역사탐방' 프로그램이 지역 학교와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구시립남부도서관이 운영하는 앞산 숲길 따라 역사탐방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1천100년 전 고려를 건국한 왕건의 발자취를 따라 쉽고 친근하게 역사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참가 학생들은 2시간 동안 앞산자락길을 따라 왕건이 숨어 지냈다는 왕굴, 이호우'이윤수 시비, 이시영 순국기념탑, 충혼탑, 낙동강전승기념관 등을 방문한다. 시비를 만나면 시를 낭독해 보고, 충혼탑에서는 묵념도 한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역사탐방에는 총 16개 학교 757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역사 현장에서 펼쳐지는 체험학습이 아이들의 지식 함양은 물론 역사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까지 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왕건길 해설사 팀장인 이승호 교수는 "교사들과 아이들 반응이 무척 좋다. 학생들이 역사를 직접 눈으로 보며 흥미로워하고, 학교로 돌아가서도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고 말했다.
역사탐방은 3~7월, 9~12월 사이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진행된다. 참여를 원하는 학교나 학급은 남부도서관(053-620-5531~3)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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