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동 마니아의 적 '부상'

충분한 준비 운동! 따라해 보세요 국가대표처럼!

2014 브라질 월드컵 G조 가나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미국의 알티도어 선수. FIFA 공식 홈페이지
2014 브라질 월드컵 G조 가나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미국의 알티도어 선수. FIFA 공식 홈페이지
충분한 준비 운동 없이 축구나 야구, 배드민턴 등 격렬한 야외 스포츠를 즐기다간 햄스트링이나 어깨 관절 질환 등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충분한 준비 운동 없이 축구나 야구, 배드민턴 등 격렬한 야외 스포츠를 즐기다간 햄스트링이나 어깨 관절 질환 등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턱까지 차오르는 거친 숨소리, 온몸에 쏟아지는 뜨거운 땀방울. 득점을 했을 때의 짜릿한 쾌감. 스포츠는 직접 몸으로 부닥칠 때 더욱 큰 희열을 느낀다. 특히 올해는 브라질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 등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이어지면서 야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높다. 하지만 격렬한 운동은 늘 부상의 위험을 동반한다. 갑작스러운 점프나 방향 전환, 반복적인 움직임 등으로 인해 다리나 어깨에 부상을 입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리는 햄스트링 부상이나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잦은 편. 어깨는 연령대에 따라 회전근개 파열이나 관절순 염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악! 내 다리, 햄스트링 부상

직장인 박모(42) 씨는 최근 풋살을 즐기다가 예기치 못한 부상을 입었다. 높게 뛰어 헤딩슛을 하려는 순간 허벅지 뒤쪽에 심한 통증을 느꼈던 것. 걸을 때는 큰 지장이 없었지만 뛰거나 힘을 주면 여지없이 고통이 찾아왔다. 결국 병원을 찾은 박 씨는 햄스트링 파열 진단을 받고 틈틈이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박 씨는 "경기 시간에 늦는 바람에 제대로 준비운동을 하지 않고 그라운드로 뛰어들어간 게 화근이었다"고 말했다.

햄스트링은 엉덩이와 무릎 관절을 연결하는 근육이다. 자동차 브레이크처럼 동작을 멈추거나 방향을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햄스트링 부상은 무릎을 구부렸다가 땅을 차고 오르는 점프 동작이나 갑자기 방향을 바꾸기 위해 무리하게 힘을 줄 때 다치는 경우가 많다. 햄스트링 부상은 젊은 남성들이 주로 겪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햄스트링을 다쳐 진료를 받은 환자 중 10, 20대 남성이 전체 진료인원의 27.8%를 차지했다.

허벅지 뒤쪽 가운데를 누르거나 다리를 크게 벌리는 동작에서 통증을 느낀다면 햄스트링 부상을 의심해야 한다. 통증이 3주 이상 계속될 경우에도 햄스트링을 다쳤을 가능성이 크다. 햄스트링은 자연 회복력이 좋은 부위이기 때문에 2, 3일간 얼음찜질을 해주면서 쉬면 회복이 된다. 통증이 오래갈 경우 온찜질이나 물리치료를 받고, 상태가 나쁘다면 스테로이드 주사나 PRP 주사(자신의 혈액에서 적출한 혈장을 환부에 주사해 손상된 부분의 회복을 기대하는 치료법)로 치료한다. 그러나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만성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고관절이나 척추질환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심한 태클이나 방향을 급격하게 트는 동작이 많은 축구의 경우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발목이 지면에 고정돼 있는 상태에서 무릎과 상체가 회전하면 에너지가 무릎 인대에 집중돼 인대가 찢어지게 된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될 경우 고통이 굉장히 심하고 무릎 관절 안에 피가 차면서 크게 붓는다. 전방십자인대는 자연적으로 다시 붙지 않기 때문에 인대재건술 등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주로 자신의 힘줄을 사용하는 자가건재건술이나 타인의 시신에서 채취한 힘줄을 사용하는 동종건재건술로 치료한다. 수술 후에는 적어도 6개월간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경북대병원 정형외과 윤종필 교수는 "다리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줘야 한다"면서 "과격한 점프나 방향 전환 등 위험한 동작을 피하고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야구나 배드민턴은 어깨 질환 조심

야구나 배드민턴 등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깨 관절에 부상을 입기 쉽다. 팔을 무리하게 움직이면서 어깨 관절 주변 조직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어깨 관절 질환의 초기 증상은 충돌증후군이다. 어깨 충돌 증후군은 어깨를 돌리거나 올릴 때 힘줄이 부딪히면서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 팔을 반복적으로 무리하게 머리 위로 들어 올리거나 팔을 돌릴 때, 혹은 어깨를 사용하는 운동을 할 때 통증을 느끼는 게 특징이다. 어깨 충돌 증후군을 제때 치료받지 않을 경우 어깨 인대가 손상되는 회전근개 파열이 오거나 오십견으로 굳기도 한다. 관절이 유연한 20, 30대의 경우 어깨가 탈구되면서 내부의 인대 조직인 관절순이 파열되기도 한다.

관절순이 손상되면 공을 던지거나 팔을 들 때 어깨가 빠질 것 같은 불안감이 들고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 어깨 관절이 헐거워져 있기 때문에 팔을 들거나 뒤로 움직일 때 어깨가 빠지기도 한다. 어깨 관절이 자꾸 빠지면 주변 뼈 조직의 손상이 심해지고 계속 방치하면 관절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40, 50대의 경우 회전근개 파열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들거나 돌릴 때 사용되는 힘줄이 충격이나 노화, 운동 등으로 찢어지는 질환이다. 이는 관절을 싸고 있는 관절낭에 유착성 염증이 생기는 오십견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만약 팔을 올리거나 등 뒤로 돌리는 특정 동작에서 통증이 반복되거나 팔을 들어 올리는 힘이 약해졌다며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회전근개 파열을 방치하면 힘줄이 점차 말려들어 가면서 어깨 움직임이 곤란해지고 나중에는 팔을 들어 올릴 수조차 없게 된다. 초기에는 약물이나 주사, 물리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다. 어깨의 운동 범위를 서서히 넓히면서 어깨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 치료를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대구가톨릭대 정형외과 최창혁 교수는 "팔을 제대로 쓸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됐을 경우 관절경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관절경 수술은 지름 1㎝ 미만의 작은 구멍을 2~4개 만든 뒤 작은 카메라와 수술용 기구를 삽입해 관절 안을 살펴보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흉터가 적고 정확한 치료및 빠른 재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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