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위한 소개와 준비 등의 기사를 많이 볼 수 있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도 여름휴가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가족단위로 다녀오는 모습을 흔히 볼 수가 있다. 나 또한 프랑스에서 생활할 때 여름휴가를 맞아 프랑스 인근 다른 나라의 몇몇 도시를 돌아보기도 하고 또 지휘캠프를 찾아 프랑스의 여러 작은 도시를 다녀온 적도 있다. 작은 도시라도 성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크고 작은 성에서 공연이 많이 개최되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성에서 이루어지는 음악회 또는 연극에서의 관객인 나는 꼭 중세시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프랑스 국민은 여름휴가를 위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여름휴가에 많은 투자를 하고 계획들을 세운다. 그러나 나에게 여름휴가는 동료와 얘깃거리를 만들기 위한 약간의 의무감으로 떠나는 여행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바캉스 기간이 끝나고 친구들이나 동료를 만나면 휴가 동안에 찍은 사진들을 펼쳐보며 자기가 다녀온 여행지를 서로 자랑하고 특히나 남들이 가지 않았던 장소의 여행지에 대해서는 한층 더 목소리를 높여 얘기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의 바캉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단편적인 예를 들어보자. 파리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여름휴가를 떠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파리 쁠라쥬(paris plages'파리의 해변)라는 행사를 열어 주었다. 이 행사는 2002년부터 시작해서 매년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파리의 센 강변 도로 약 3.5㎞를 인공해변으로 만든 것인데 약 3천 t의 모래를 운반하여 센 강 도로주변을 백사장으로 만들고 70여 그루의 야자수, 약 250개의 파라솔 등을 비치하여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파리의 센 강 바람을 맞으면서 프랑스 남부 도시의 해변을 연상시키게 한 이곳 센 강변은 말 그대로 인공 강수욕장으로, 파리지앵 또는 외국 관광객들이 센 강변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한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또한 이곳에서는 매일 매일 크고 작은 공연들이 개최되어 파리 쁠라쥬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한층 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공연과 함께 파리 쁠라쥬를 즐기는 모습들이어서 인상 깊었다.
얼마 전 TV프로에서 고택음악회를 시청하였다. 옛 프랑스 성에서 이루어졌던 공연들이 문득 떠올랐다. 고택에서 펼쳐지는 음악회는 분명 공연장에서 느낄 수 없는 프랑스 성에서 받았던 그 느낌이 나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같은 음악이라도 실내 공연장에서 이루어지는 음악과 고택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음악은 분명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올여름에는 좀 더 낭만적인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 고택공연을 찾아나서 볼까 한다.
김형석 대구영재오케스트라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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