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배당주 '훨훨'… 최경환경제팀 효과

"사내유보금 풀어 경기 활성" 방침 밝힌 후 투자자들 몰려

박근혜 정부의 2기 경제팀이 기업의 사내유보금을 경기활성화용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투자자들이 고배당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내유보금을 시장에 풀라'는 정부의 압박에 기업들이 배당률을 높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함에 따라 투자자로선 시세차익에 더해 배당이라는 추가 수익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1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기업의 과다한 사내유보금이 가계나 시장에 흘러나와야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과다한 부분이 시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들이 투자, 배당, 임금인상 등의 방식으로 사내유보금을 시중에 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고배당주가 인기다.

2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6일까지 배당주 펀드(수익률 7.44%)에 몰린 자금은 3천16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배당주 펀드로만 자금이 순유입됐다.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우선주도 주목받고 있다. 코스피200지수 구성종목 가운데 우선주(51개 종목)의 올해 주가상승률은 40.8%였다. 반면 같은 기간 보통주는 3.9% 오르는데 그쳤다.

이와 함께 사내유보금이 많거나 그동안 배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기업(과점기업 포함)들도 관심대상이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 네이버, 기아자동차, 포스코 등을 주목하고 있다.

권문규 한국투자증권 여의도PB센터장은 "배당수익에 대한 기대감은 외국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정부의 방침이 선회하면서 시세차익으로 재미를 보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활로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 일부에선 사내유보금이 많은 대기업들이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압박을 피해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무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기업이 가진 잉여금이 자본금으로 옮겨지고 자본금은 그만큼 늘어 유보율은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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