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치맥 축제가 20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닷새 동안 60만 명에 가까운 시민과 관광객이 축제장을 찾아 지난해 열린 첫 행사 때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고 한다. 야외음악당 등 축제 공간도 훨씬 넓히는 등 양적으로 비약적인 발전 못지않게 축제 운영도 지난해보다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다. 대구시가 내년에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전담부서도 신설키로 하는 등 축제 발전에 적극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짧은 시간임에도 치맥 축제가 대구의 여름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할 만큼 큰 관심을 모으면서 축제가 가진 흡인력과 파급력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뒤집어 보면 이는 치맥 축제 이전에 대구시민이 마음껏 즐기고 널리 자랑할만한 축제가 없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때 되면 누구나 하는 그런저런 축제가 아니라 모두가 찾고 싶은, 해마다 손꼽아 기다리는 축제에 대한 갈증이 컸다는 방증이다.
축제의 본령은 즐거움과 추억이다. 풍부한 먹을거리와 볼거리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몰려든 이들이 대구의 독특한 문화를 느끼고 남녀노소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개방적 즐거움과 기억에 남는 치맥 축제 고유의 정서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치맥 축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가 분명해진다.
뮌헨 옥토버페스트처럼 축제를 찾은 사람의 기억에 오래 남는 인상적인 축제를 만들기 위해 조직위원회는 보다 많은 노력과 정성, 청결과 서비스 그리고 홍보와 마케팅에 집중해야 하고 시민 또한 함께 고민을 나눠야 한다.
막 걸음을 뗀 행사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대구 치맥 축제에서만 느끼고 발견할 수 있는 고유한 축제문화와 정체성을 하나씩 다져나갈 필요가 있다. 전국 방방곡곡 어디서나 먹고 즐기고 열기를 발산하는 야시장 수준의 축제에 머문다면 아이디어를 허비하고 대구 브랜드를 알릴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다. 지역 문화가 녹아들고 축제를 찾는 모든 이들의 감성에 부합하는 아름다운 축제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아이디어를 발굴해야 한다. 화장실 등 축제 시설의 확충과 접근성 개선, 짜임새 있는 운영 능력 등도 키워야 한다.
축제의 명성과 전통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축제다운 축제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려면 첫 걸음이 매우 중요하다. 대구 치맥 축제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낭만과 즐거움이 대구 관광사업과 지역이 배태한 한국치킨산업, 한국 맥주산업의 발전 등 축제의 핵심 요소들이 긴밀히 결합되도록 지금부터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나가야 한다. 그렇게 될 경우 대구 대표축제는 물론 우리나라 최고의 축제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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