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달성군 다사읍 한 초등학교 등굣길에 아이들을 교문까지 바래다준 엄마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 담벼락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두 손에는 붓과 팔레트가 들려 있었다.
엄마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자녀의 학교를 동화 속 환상의 나라로 변신시키고 있다. 대구죽곡초등학교 학부모회 어머니들은 5월 초부터 학교 건물 내 기둥과 콘크리트 담장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닷속 풍경과 음악 등을 주제로 한 '벽화 그리기' 재능기부에 나서 22일 준공식을 했다.
이 학교는 건축된 지 11년이 지나면서 학교 내 건물 외벽의 칠이 벗겨지는 등 도색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를 지켜본 학부모회가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는 등의 '재능기부'를 학교 측에 제안하면서 봉사활동이 성사됐다. 또, 페인트 재료비는 학교 측이 부담했다. 어머니들의 미술 재능기부를 통해 벽과 기둥에는 백설공주와 돌고래, 열대어, 피아노 등 한 편의 만화영화 속 주인공들이 등장했다.
벽화는 미대 출신 학부모가 직접 도안을 하고 밑그림을 그리면 동아리 미술부 엄마들이 덧칠하는 방법으로 지난 두 달간 열정을 쏟았다. 김영희(42) 회장은 "아이들이 벽화 앞에서 그림을 보며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며 "어머니들의 재능기부가 대구 전체 학교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병재 교장은 "어머니들이 자녀를 위해 아무 조건 없이 자발적으로 재능기부에 나서줘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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