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이지만 기계를 작동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윤활제, 윤활유'다. '그리스'(Grease)라고 불리는 이 윤활유는 어떤 화학적 재료를 섞느냐에 따라 용도와 쓰임이 달라진다. 그만큼 연구개발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제품이다. 경북 고령군의 루브캠코리아(LUBCHEM KOREA)는 20년 가까이 그리스를 개발'생산하면서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엔진오일' 분야에도 진출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전공과 현장에 쌓은 실력
1998년 대구 달서구 성서2차산업단지에서 처음 문을 연 루브캠코리아는 이승우(사진) 대표의 꿈이 담긴 곳이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졸업 후 그리스를 만드는 회사에 취직해 연구에서부터 생산까지 다양한 공정에서 근무했다. 해외 합작회사였던 터라 대부분 수입품 위주로 개발이 진행됐다. 이 대표는 이곳에서 근무하면서 기술을 쌓았다. 1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낸 이 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회사를 설립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자 하는 '꿈' 때문. 그는 "내가 생각하는 새로운 제품군을 개발하고 싶었지만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는 직원으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좀 더 새롭고 나은 것을 개발해보자는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활유만을 고집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루브캠코리아'라고 회사 이름을 지었다. '루브캠'은 윤활유를 의미하는 '루브'(Lube)와 화학의 '케미컬'(chemical)의 합성어다. '코리아'는 말 그대로 그리스'윤활유에 있어서 한국 최고의 회사가 되겠다는 꿈과 목표를 담았다.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특수 그리스 및 윤활유로 품목을 정한 이 대표는 지금까지 한 분야에만 매달렸다. 그는 "그리스 제조가 알고 보면 별것 아닌 듯해 보일 수 있지만 처음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또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제품군이라고 할 수 없어 경쟁사들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루브캠코리아는 탁월한 기술력과 선구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해외 수입제품을 국산화하는 데 노력했다. 현재 루브캠코리아는 500여 개의 그리스를 개발, 생산한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자동차와 철강, 시멘트, 전기전자, 철도 등 수많은 산업에 쓰이고 있다. 특히 국내 대기업군이 루브캠코리아를 파트너로 두고 있을 정도로 제품에 대한 신뢰가 높다. 설립 첫해부터 ISO9001 품질시스템 인증을 받았으며 우수제품마크, QS 9000 품질시스템, 한국산업규격 KS표시 등 수많은 인증을 받았다. 게다가 일부 제품은 미국 FDA 규격도 통과했다.
회사 관계자는 "윤활유가 쓰이는 곳은 수없이 많다. 그만큼 산업에 따라 성분이 달라야 한다"며 "우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윤활유를 직접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브캠코리아 제품은 가격이 싸고 품질이 좋은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무엇보다 제품 납기일을 잘 맞춰 고객이 좋아한다. 매출에서 수출이 30%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에서도 인정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성적표는 좋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리스의 사용량이 많지 않아 회사 매출 성장이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자신의 기술력을 적극 활용한 신사업을 찾아다녔다"고 설명했다.
◆'엔진닥터 큐'로 승부
루브캠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자사 제품군의 다양화를 위해 '고성능 그리스 첨가제'를 찾고 있었다. 세계 곳곳을 돌며 연구를 하던 중 이스라엘의 '와이즈만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 )에서 신기술을 발견했다. 이황화텅스텐(WS2)을 나노화하는 기술로 이를 통해 엔진오일 첨가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대표는 "최근 광고에도 많이 나오듯이 엔진오일 첨가제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며 "이 기술과 제품을 보는 순간 우리도 엔진오일 분야에 뛰어들어도 되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1년간 원료의 품질을 테스트한 뒤 기존 제품군보다 월등하다는 결론을 내린 루브캠코리아는 공식적으로 제품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했다. '나노루브'(NanoLub)는 다층의 이황화텅스텐(WS2) 나노구형이 마찰과 열을 낮춤으로써 엔진의 기계적인 마모를 감소시킨다. 또 엔진의 내부 손상된 표면을 메워주면서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에 기계적인 효율성과 엔진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를 낸다.
올해부터 루브캠코리아는 이 나노루브의 원료를 들여와 국내에서 직접 제작해 판매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나노이황화텅스텐을 이용한 윤활제 조성물 제조 방법 및 그 윤활제 조성물'을 특허출원했다"며 "이미 우리 제품은 한국석유관리원으로부터 모든 테스트에서 합격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루브캠코리아 측은 엔진닥터큐가 다른 제품에 비해 교체시기가 2배 이상 길다고 설명하고 있다.
루브캠코리아는 '엔진닥터 큐'라는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이 대표는 "대기업이 이미 엔지오일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서 우리는 특화된 엔진오일로 승부를 볼 것이다"며 "예를 들어 중장비나 택시, 트럭 등에 맞춘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나노 이황화텅스텐을 이용한 엔진오일은 국내에서 엔진닥터 큐가 처음이다"고 덧붙였다.
윤활유에 대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엔진오일 첨가제에 대한 성능을 직접 시험하면서 더 나은 제품으로 변화시키는 데 노력한 루브캠코리아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엔진닥터 큐'를 시판, 국내 엔진오일에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중소기업이 도전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오랜 기술력을 믿는다"며 "지역의 기업이 완제품으로 성공하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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