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순창의 유촌마을에는 두 여인의 기 싸움이 하루도 끊이지 않는 집이 있다. 매일 아침마다 세 아이를 데리고 시댁으로 출근하는 베트남 며느리 보홍축(27). 분가시켜 내보낸 뒤에도 끊임없이 찾아오는 며느리 때문에 피곤한 시어머니 이양님(64) 씨. 며느리가 자주 시어머니댁에 찾아와 애교도 부리고, 집안일을 한다면 좋아할 법도 하지만 이씨는 매일 마주하는 며느리가 불만이다.
6년 전 맏며느리로 들어와 세 명의 손자를 안겨주고, 배운 대로 한국 음식도 곧잘 만들어 내고, 거기다 자신보다 반 트럭은 더 빨리 고추 수확을 하는 며느리가 대견스럽다는 이 씨. 하지만 아들 내외와 분가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살림을 못하는 며느리 보홍축 때문이다. 먹지 않은 음식들이 상해가는 냉장고와 어질러진 집 안을 볼 때마다 시어머니 이 씨는 울화통이 터진다. 며느리 보홍축도 시어머니에게 서운한 것이 많다. 아이들 셋을 키우면서 남편과 함께 농장일을 하다 보면 제대로 살림을 돌볼 여력이 없다. 게다가 맏며느리로 매일 시부모 식사까지 챙겨야 하는 상황이 힘들기만 하다.
며느리의 살림솜씨에 질린 이 씨. 며느리의 친정 나라 베트남에서는 어떻게 살림을 하나 직접 보고 오겠다며 여행에 나섰다. 9남매 중 막내로 자라 결혼 전에는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귀하게 자랐다는 며느리 보홍축. 수도 시설이 없어 흙탕물에서 아무렇지 않게 빨래를 하는 며느리 모습을 보며 이 씨는 기가 찬다. 그런 시어머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며느리는 친정에서의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과연 이 씨와 며느리 보홍축은 서로의 오해를 풀고 다시 함께 사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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