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가스 온대서 보일러 기름 다 뺐는데…

[독자와 함께] 시공업체 실수 공사대상 제외 봉덕동 주민들 온수 못써

다가구주택에 사는 입주민이 도시가스 공사를 기다리며 LPG 가스도 없이 불편하게 살고 있다. 홍준표 기자
다가구주택에 사는 입주민이 도시가스 공사를 기다리며 LPG 가스도 없이 불편하게 살고 있다. 홍준표 기자

대구 남구 봉덕동 10여 가구가 도시가스 시공업체 측의 실수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5월 7일부터 도시가스가 들어온다고 해 기름을 죄다 뺏는데 공사는 시작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가스레인지에 물을 데워 사용하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박춘화(75) 씨는 도시가스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보일러 기름을 다 빼 최근까지 온수 사용을 못 했다. 박 씨가 사는 다가구주택(6가구)의 다른 집도 처지는 마찬가지다. 이 건물 1층 미장원 주인은 "장마철에는 잠깐씩 보일러를 돌리면 좋은데 기름을 다 빼서 그렇게 하지 못해 꿉꿉하다"고 했다.

건물주 권영기(74) 씨도 난처하다. 계약 당시 시공업체 측에선 바로 공사를 해준다고 했지만, 차일피일 공사가 미뤄지면서 세입자들이 권 씨에게 불평을 토로하고 있다.

도시가스를 신청하면 시공업체에서 공사 설계도, 계획서, 도로굴착 신청서를 도시가스 공급업체에 제출하고 공급업체는 다시 담당 구청에 도로굴착 허가를 요청한다. 남구청 김용대 건설방재과장은 "도시가스를 위한 10m 미만 소규모 굴착은 신청이 들어오면 1주일 이내 허가 승인을 한다"고 했다. 남구청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달 7일 도로굴착 허가 신청이 들어왔다.

공사 지연은 시공업체 시공관리자가 퇴사하면서 비롯됐다. 업무 인수인계과정에서 새로 온 시공관리자가 공급업체에 서류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이를 빠뜨려 버린 것. 이 관리자는 서류가 빠졌단 사실을 뒤늦게 알고 다시 접수하면서 공사가 늦어졌다. 시공업체 대표는 "우리도 계약건 마다 굴착을 신청하면 이번처럼 실수가 없을 건데 이렇게 되면 시공관리자 업무가 가중되는데다 공급업체에서 그런 식으로 받아주지 않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시공업체는 이달 말쯤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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