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붙박이 우익수 박한이는 훈련을 성실히 하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덕분에 그는 2001년 프로 데뷔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3년 연속 100안타 이상을 때려냈다. 통산 타율 역시 23일 현재 0.293에 이른다. '소리없이 강한 남자'라는 수식어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그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을 욕심낼 만도 했다. 하지만 일찌감치 구단과 4년 총액 28억원에 사인했다. 그간의 공로에 비해 헐값이라는 평가가 적지않았지만 그는 "제 이미지가 좋아졌으면 다행"이라며 웃어넘겼다.
그런 그의 야구 열정은 삼성의 선두 독주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시즌 초반 2할대를 겨우 넘기던 타율은 5월부터 급상승, 어느새 0.308(리그 30위'안타 90개)까지 올라왔다. 특히 2아웃 상황에서의 타율은 0.352, 주자 있을 때 타율은 0.360에 이를 정도로 집중력이 뛰어나다. 또 주로 2번 타순에 배치된 덕분에 희생타는 리그 1위(20개)다. 앞서 22일 경기에서는 3할대 타자로선 드물게 3타석 연속 보내기번트를 성공시켜 류중일 감독의 신뢰를 한껏 높였다.
류 감독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선 박한이를 올 시즌 처음으로 6번 타순에 포진시켰다. 채태인-박석민-이승엽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의 뒤를 받치는 역할이었다. '캡틴' 최형우의 결장으로 말미암은 타순의 변화였지만 박한이의 타격 재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류 감독의 의도는 성공했다. 박한이는 난타전 끝에 삼성이 15대12로 이긴 이날 경기에서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상·하위 타선의 연결고리를 충실히 해냈다. 1회 2타점 2루타에 이어 5대7로 뒤진 3회 1사 3루에서는 3루수 앞 땅볼을 때린 뒤 전력질주,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삼성은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이지영의 2타점 2루타가 터지면서 7대7 동점을 이뤄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한이는 또 7회에는 중전안타를 날려 팀이 6득점을 거둬 승기를 잡는 데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날 삼성 타선은 골고루 제 몫을 다했다. 채태인은 솔로홈런 2개를 포함해 6타수 5안타 2홈런 2타점, 나바로는 3점포 포함해 5타수 2안타, 이승엽은 5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이지영은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선발투수 장원삼이 1⅓이닝 7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한 마운드에선 김현우가 2⅔이닝 무실점 1피안타 3탈삼진의 호투로 돋보였다. 마무리 임창용은 15대12로 쫓긴 9회말 무사 1루에서 등판,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이틀 연속 세이브를 올렸다.
한편 광주구장에서는 LG가 KIA와 홈런 4개씩을 주고받는 타격전 끝에 11대8로 승리했다. 대전구장에서는 NC가 에릭 테임즈, 이호준의 연속타자 홈런을 앞세워 한화를 8대4로 꺾었다.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과 SK의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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