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있는 산방산과 송악산 사이에 그림 같은 해변이 있는데, 그 앞바다에 형님섬과 아우섬이 있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님섬과 아우섬은 풍광이 아름다워 사진동호인들의 발길이 잦다. 이들은 일출과 일몰 등 바다 풍광을 주제로 엄청난 사진들을 쏟아낸다. 이 섬은 또 낚시꾼들도 많이 찾는데, 쿠로시오 난류와 함께 올라오는 벵에돔철에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형제섬은 사계리 해변에서 남쪽으로 약 1.5㎞ 지점에 고즈넉하게 솟아 있다. 그 남쪽으로 가파도, 마라도 등 환상적인 섬들이 있는데 물질꾼들이 많이 찾는다. 형제섬은 작으나마 모래사장이 있고 썰물 때는 암초가 드러나 섬이 8개로 보이기도 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그 황홀함에 매료된다.
물속은 더 아름답다. 바닷속에 들어가면 잘 발달되어 있는 직벽을 따라 관광을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대형 아치를 만나게 된다. 수중동굴이다. 제주에는 용암굴이 많은데,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만장굴과 석회암 용암동굴인 협재굴, 쌍용굴 등도 있지만 수중동굴도 많다. 무릉아치라는 포인트가 있지만 규모면에서 형제섬 바다에 있는 수중아치가 최고다. 형제섬 바닷속의 오색창연한 수중아치는 암석 이상의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사계절 물질꾼이 찾는다. 열대바다를 쉼없이 달려온 따뜻하고 맑은 쿠로시오 난류가 우리나라에 제일 먼저 당도하는 곳이 이곳이다. 물이 맑아 시야가 어느 포인트보다 좋다. 그리고 주걱치, 도화돔, 자리돔 등 각종 물고기들이 물 반 고기 반이다. 물고기 수가 너무 많아 자리다툼이라도 할라치면 교통순경 물고기라도 필요할 정도다. 이곳에 쏠배감펭이라는 경골어류가 있는데, 공작을 연상시킬 만큼 화려한 지느러미를 가지고 있다. 그 자태가 너무 아름다워 수중 카메라맨이 많이 찾는다. 그러나 이 물고기를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 그 화려한 지느러미에 맹독을 지니고 있어 만졌다가 쏘이면 큰 곤경에 처할 수 있다. 맹독 때문인지는 몰라도 쏠배감펭 같은 물고기는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치지 않는다. 사실 쏠베감펭은 물고기 도감이나 사진보다 실물이 더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하늘거리는 공작 같은 미세한 지느러미의 역동적인 모습과 색상은 사진으로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형제섬 수중아치 주변에서는 대형 쏠배감펭이 자주 목격된다.
한번은 여성 초보 다이버가 쏠배감펭이 너무 아름답고 신기해 만지려는 것을 보고 급히 다가가 만류한 적이 있다. 잘 모르는 해양생물을 만지거나 해코지하면 안 된다. 맹독을 가졌을 경우 쏘이면 사망할 수도 있다. 바다뱀의 경우 코브라의 10배 정도 맹독을 가지고 있다. 보통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바다뱀은 인간을 피해 도망간다. 그런데 다이버가 뱀이 신기해 사진을 찍거나 괴롭히다가 변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즐겨야 한다. 열대지방에 가면 콘셀이라는 때깔 좋은 고둥이 있는데, 쏘이면 사망한다. 육지도 그렇지만 바닷속 역시 잘 모르는 동식물은 절대 터치를 안 하는 것이 좋다.
몇 년 전 제주에서 호주에만 산다는 푸른 점 문어가 발견됐다. 물리면 목숨이 위험할 만큼 맹독을 지닌 생물이다. 아름다운 산호도 위험한 것이 있다. 불꽃산호라고 불리는 산호에 쏘이면 엄청난 통증을 유발한다. 이들은 인간을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건드리면 방어하기 위해 공격을 한다. 바다는 그저 바라보고 즐기면 된다. 평화로운 바다를 원하면 바닷속에 들어간 인간이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
고경영(스쿠버숍 '보온씨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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