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에 탄 이도, 휠체어를 밀어주는 이도 얼굴엔 해맑은 웃음꽃이 피어났다. 오랜만의 나들이길. 이 아름다운 동행엔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는 드러난 모습일 뿐, 마음속엔 이미 친구가 됐다.
대구가톨릭대학교는 사랑과 봉사를 통한 실천형 인성을 지닌 전문인 양성을 취지로 사랑나눔봉사단을 구성, '아름다운 동행 캠프'(이하 동행 캠프)를 실시했다. 이번 동행 캠프는 학기 초 재학생 신청을 받아 20명을 선발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6일까지 2박 3일씩 5차례에 걸쳐 성요셉복지재단(대표이사 조환길 천주교대구대교구장) 산하 생활실에서 이뤄졌다. 동행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의 주된 봉사활동은 복지재단 내 거주하는 지적'지체장애인들의 이동 도우미 역할과 관광지 관람 동행 및 식사보조.
동행 캠프에 참가한 간호학과 김수진 씨는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한 아주 값진 시간이었다"며 "복지재단 한 거주인이 간식 시간에 과자를 제게 나눠주며 웃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참가학생 대부분은 처음에 선뜻 다가가기 어려워 어색하고 불편했던 시간이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먼저 마음을 연 거주인들의 친근감에 이내 편견은 사라졌다는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행정학과 김승규 씨는 "의외로 성격이 쾌활한 이들이 많아 재미있었고, 식사보조가 필요한 이들에게 밥을 떠먹여 주면서 장애를 지닌 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면서 실천적 봉사를 통한 내면의 변화를 들려주었다.
비록 많은 것을 느끼기엔 짧은 시간이었지만 장애와 비장애인이 서로 의지하게 된 경험도 소중했다. 외식식품산업학을 전공하는 신진우 씨는 "처음에 거리낌도 없지 않았다. '쉽사리 친해질 수 있을까' 하는 의혹도 있었지만 서로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서 이들과 내가 다른 세계의 사람이 아니라 우리보다 조금 몸이 불편한 사람들일 따름임을 알게 됐다"고 소회했다.
동행 캠프는 또 학점과 스펙 쌓기, 졸업 후 진로 등 걱정을 내려놓은 반성의 시간이기도 했다. 의공학과 김유진 씨는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느꼈다"면서 "학점과 취업 스트레스로 꽉 찬 머릿속을 비우고 다른 사람들과 내가 다 같은 인간이라는 점을 잊고 살았던 것에 대해 반성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구가톨릭대학교 사랑나눔봉사단 동행 캠프는 '봉사'나 '사랑'은 결코 '이론'이 아니라 '실천'에서만이 인성 변화의 단초, 혹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동행 캠프를 지도한 대학교 관계자는 "성적위주의 입시교육 속에서 점차 자리를 잃어가는 인성교육의 부재를 이번 동행 캠프를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었다"면서 "이후 다양한 동행 캠프를 제공함으로써 소외계층에 대한 이해와 지역사회와의 화합을 도모하고 장애인들에겐 일상 속 답답함을 해소시켜 주며, 학생들에겐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으로 사회참여기회를 넓혀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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