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서천 복개도 공영주차장 화물차 천국?

565개 면 대부분 점령해 관리인 없는 밤 불법 주차

대구 달서천 복개도로 공영주차장에 불법주차된 화물차들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주차난을 겪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달서천 복개도로 공영주차장에 불법주차된 화물차들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주차난을 겪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서구 달서천 복개도로 공영주차장에 화물차들이 불법주차를 하는 바람에 인근 주민들이 주차난을 호소하고 있다.

27일 오후 9시 이곳 공영주차장은 화물차 60여 대가 주차장 내부와 도로를 따라 줄지어 서 있었다. 화물차는 물론 이삿짐센터 사다리차, 냉동탑차, 택배 트럭 10여 대도 있었다. 주차장의 화물차 대부분은 주차선도 무시한 채 5, 6개 면에 걸쳐 차를 세워두거나 아예 주차장 한가운데 덩그러니 주차해 승용차를 위한 공간은 거의 없었다.

달서천 복개도로 공영주차장은 비산동, 원대동 등 주민들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2004년 만들어졌다. 대구시는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주차장을 무료로 운영해 집 근처에 차 댈 곳이 없는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려 했다. 하지만 막상 밤이 되면 주차공간 565개 면의 대부분은 화물차가 점령해 주민들은 주차장 바깥 도로와 인근 주택가 골목에 차를 세우고 있다.

주민 김순덕(52) 씨는 "집이 가까워 무료 주차시간 외에도 이용하려고 4만원을 내고 월주차를 신청했는데, 퇴근 때마다 빈자리가 없어 취소했다"며 "화물차로 가득한 주차장 때문에 할 수 없이 평리지하도 아래쪽이나 골목에 세우는데 이마저도 자리싸움이 치열하다"고 했다.

화물차들이 공영주차장을 차지하는 것은 불법이다. 1.5t을 초과하는 화물차는 구청에 차량 등록을 할 때 이를 주차할 차고지도 반드시 함께 신고해야 하고, 이 차고지에만 주차해야 한다. 하지만 신고한 차고지가 멀 경우 화물차 기사들은 불법임을 알면서도 일터와 가까운 곳에 주차하고 있다.

화물차 운전기사 손모(57) 씨는 "이 일대에 화물운송업체 3곳이 있고 화물차는 100대가 넘어 주차난이 심하다. 대부분 운전기사가 땅값이 비싼 도심지를 차고지로 살 형편이 안 돼 주로 경북지역이나 달성군 등 부담이 덜한 곳으로 등록하다 보니 이런 곳에 화물차 불법주차가 많다"며 "20만원까지 부과되는 과태료도 부담돼 한 번 걸리면 또 다른 곳을 찾아 이동하는 편"이라고 했다.

서구청은 화물차 불법주차 민원이 지속적으로 들어와 단속하고 있지만 이를 근절하지 못하고 있다. 주차장의 무료 이용시간 동안은 관리인이 퇴근해 화물차 출입을 제지할 사람도 없다.

서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한 달에 두 번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 달서천 복개도로 공영주차장에 세워둔 화물차를 단속하지만 여기서 단속해도 다른 동네로 이동해 불법주차를 할 가능성이 크다"며 "막무가내식 단속보다는 낮에 계도장을 화물차에 붙여놓는 등의 계도와 단속을 적절하게 섞어 불법주차를 근절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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