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지역을 가로지르는 국도의 중앙선이 잘 보이지 않거나 아예 지워져 있다. 이 때문에 여름 휴가철 운전자들이 초행길 국도에서 곡예운전을 펼치고 있다.
충남 당진에서 영덕읍까지 이어지는 총길이 304.7㎞인 34번 국도. 이 도로는 경북 북부권 문경'예천'안동'청송지역을 동서로 관통하는 경북의 주요도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영덕을 찾는 피서객 때문에 최근 통행량이 급증하고 있다.
차량 통행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 국도 일부 구간의 중앙선이 지워진 체 수개월 동안 방치되고 있다. 교통사고의 우려가 큰 것이다. 특히 안동 임동~청송 진보까지 가랫재를 넘는 구간은 급커브 구간이 많지만 대부분 중앙선이 지워져 있다. 차선을 보지 못한 운전자들은 상대 차선까지 넘는 등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을 펼치는 상황이다.
차선이 없는 경우 사고율이 급격히 올라가고 야간이나 비가 오는 경우 더욱 위험하다는 것이 경찰과 전문가 등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차선의 빛 반사 정도를 '휘도'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도로 전 구간에서 휘도에 대한 최소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
경찰 한 관계자는 "차선은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주고 사고예방에 큰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차선 시설에 대한 법적 규제까지 마련돼 있다. 그런데 경북도내 국도는 육안으로 봐도 기준에 못 미치는 곳이 적지 않다"고 했다.
34번 국도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경상북도 종합건설사업소가 위임받아 관리하고 있다. 경북종합건설사업소는 해마다 2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차선 재도색 작업과 가드레일보수, 미끄럼 방지포장 등을 하고 있다.
종합건설사업소 관계자는 "2억원이 차선 재도색에 모두 투입된다고 해도 종합건설사업소가 관리하는 국도 250.9㎞ 중 133㎞의 재도색 밖에 할 수 없는 비용이다. 차선 재도색 주기를 1년으로 보고 있지만 돈에 맞춰 작업하다 보니 해마다 '차선 없는 도로'가 반복적으로 생긴다"고 했다.
종합건설사업소에서 관리하고 있는 지방도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이 사업소에서 총 1천592㎞의 지방도를 관리하고 있지만 차선 재도색 등에 투입되는 비용을 보면 올해 도로보수 전체 예산 3억8천만원 중 1억5천만원 정도뿐이다. 이 돈으로는 이 사업소에서 관리하는 전체 지방도의 6%밖에 차선 재도색 작업을 할 수 없다.
종합건설사업소 관계자는 "통행량이 많은 구간은 차선이 빨리 지워지는 경우가 많아 사안이 급한 것부터 우선으로 작업하고 있다"며 "문제의 구간도 담당자들이 파악했고 보수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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