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을 원수로 하는 대구 수돗물에서 발암성을 띤 소독 부산물 '총 트리할로메탄'(THMs) 수치가 급상승해 식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달 2일 매곡정수장의 정수에서 THMs의 농도가 0.059㎎/ℓ로 측정됐다. 이는 1년 전체 평균(0.030~0.040㎎/ℓ)의 1.5~2배에 이르는 수치다.
문제는 수온이 올라가고 유기물질이 많아지는 여름철의 THMs 월별 농도가 연평균의 2배까지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2009~2013년) 낙동강을 원수로 하는 매곡과 문산정수장 정수에서의 7~9월 THMs 농도는 0.050~0.070㎎/ℓ. 특히 지난해 7월 매곡정수장에선 THMs의 농도가 0.083 ㎎/ℓ에 이르기도 했다. 이는 0.100㎎/ℓ을 넘지 않도록 한 국내 기준에는 밑돌지만 미국(0.080㎎/ℓ)의 기준 수치와는 비슷하고, 독일 및 노르웨이(0.050㎎/ℓ)의 기준보다는 크게 높은 수치다.
대구 시민은 여름철 상당 기간 외국의 허용치를 넘는 발암성 소독부산물이 들어 있는 수돗물을 마시는 셈이다.
특히 THMs는 정수장에서 가정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농도가 더 짙어질 가능성이 커 그 심각성이 더해진다. 정수처리과정에서 제거되지 않은 유기물질이 배수관을 통해 이동하면서 잔류염소와 반응해 THMs가 추가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배수관이 복잡하고 긴 지역일수록 정수장에서 짙은 농도의 염소를 주입하기 때문에 THMs 농도도 함께 짙어질 수밖에 없다.
정수 때 측정된 대구의 THMs 농도는 같은 낙동강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부산이나 한강을 정수하는 서울보다도 높아 대책이 시급하다.
낙동강을 취수해 정수하는 부산의 덕산과 화명정수장은 여름철 THMs 농도(2009~2013년)가 대구의 3분의 2 수준인 0.030~0.040㎎/ℓ이었고, 한강을 원수로 사용하는 서울의 강북과 영등포, 뚝도 등 5곳의 정수장은 대구의 3분의 1인 0.010~0.020㎎/ℓ에 불과했다.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대구의) 정수과정에서 염소(소독용)를 사용하는 방법이 부산 등 다른 지역과 비슷하기 때문에 결국 원수 질(유기물질 증가, 수온 상승, 조류 번식에 따른 수소이온농도 상승 등) 차이가 THMs 농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총 트리할로메탄(THMs)=정수 과정에서 소독제로 사용되는 염소와 원수 내 유기물이 반응해 생성된다. 클로로포름과 브로모디클로로메탄, 디브로모클로로메탄, 브로모포름 등 4가지 물질을 총칭해서 총 트리할로메탄이라 부른다. 이 중 60~80%를 차지하는 클로로포름은 발암물질로 알려졌고, 중추신경계와 간장, 신장 등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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