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외길 인생을 걸어온 방짜유기촌의 살아 있는 명장

EBS '장수의 비밀' 31일 오후 11시 35분

가만히 있어도 숨이 막히는 날씨, 계절은 한여름의 정점에 있다. 이런 날, 1천℃가 넘는 뜨거운 불길도 마다하지 않고 단단한 놋쇠를 새빨갛게 달구고, 수천 번 두드려 황금빛 그릇을 만드는 이가 있다. 바로 방짜 유기장 이봉주 할아버지다. 70여 년을 방짜유기 외길을 걸어온 그는 중요 무형문화재 제77호 명예 유기장이기도 하다. 구순을 앞둔 나이에 작업복을 땀으로 적시며 묵직한 쇠 집게와 작두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할아버지. 그의 곁에는 전통 방짜유기의 명맥을 잇기 위해 기술을 전수받는 제자들이 있다. 그는 30여 년 전 작업 도중 쇳불이 튀어 한쪽 눈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짜유기 만들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 주 '장수의 비밀'에서는 문경 방짜유기촌의 살아 있는 명장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공장을 울리는 카랑카랑한 평안도 사투리가 방짜유기촌의 새벽을 깨운다. 현장에서 제자들을 진두지휘하며 직접 방짜유기를 만드는 할아버지. 스물두 살에 처음 방짜유기 기술을 배워, 올해로 벌써 67년째다. 보잘것없는 쇳덩이가 황금빛 그릇이 되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과 기술이 필요하다. 수백, 수천 번, 할아버지의 메질 끝에 나온 유기는 인고의 시간을 묵묵히 견딘 대가이기도 하다.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면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진다.

오랜만에 작업복을 벗고 양복을 차려입은 할아버지가 대구방짜유기박물관을 찾아간다. 입구에 들어서니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할아버지의 특대 방짜 징이 제일 먼저 반긴다. 지난 2007년 직접 만들고 수집한 유기 제품 1천480점을 이 박물관에 기증한 할아버지. 이런 할아버지의 방짜 사랑은 일평생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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