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을 7~8월에 방문하시면 녹색의 자연 정원이 된 이곳에서 수많은 식물들을 만나실 것입니다. 9월경에 오시면 도시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귀한 늦반딧불이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온 서양인들을 보면 처음엔 그들의 나이가 비슷해 보여 중년인지 청년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자주 여러번 보면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포늪 수생식물도 처음 와서는 그게 그것인지 비슷해 보이고 구별도 잘 되지 않겠지만, 보고 또 보면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은 관심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관찰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정보를 알려고 노력하는 탐정이나 스파이(spy)처럼 적극적인 관찰자가 되시면 좋겠습니다. 보고 느끼신 감정을 좋아하시는 노래, 시, 춤, 그림 등에 연결시켜보세요. 새로운 생태노래, 생태춤 그리고 생태노래 등이 만들어 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잘 보세요. 우포늪은 보물 창고랍니다
한국의 가시연꽃, 연, 그리고 수련을 촬영하고자 지난 7월 17일(목)에 영국 BBC 방송국 촬영팀이 왔습니다. 영국에서 존경받는 식물 해설사인 케롤(Caroll)이라는 여성분과 남자 디렉터 1명이 왔고 한국의 수생식물 전문촬영가와 대학교수 등도 방문했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촬영 전 갑자기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안 그래도 우포늪은 여름은 마름 등의 수생식물이 많아 어부들이 배를 저어 가기가 힘든데, 비가 많이 오니 2명의 우포 인근 주민들은(소목마을) 배가 물속에 빠질 수 있다며 배젓기를 주저했습니다. 다행히 1시간쯤 뒤에 비가 그쳐 촬영을 했습니다. 한국인 프로듀서(PD)에게 우포의 어떤 점이 좋았는지 물어보니 "영국인들은 우포늪의 자연이 살아있고 가시연꽃이 아름다워 아주 좋다."고 했답니다.
우리나라 학자들도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과 남미 등에서 곤충을 채집하고 식물을 조사합니다. 우리 인간보다 더 오래 살아온 식물과 동물들에 대한 지식이 많아지고, 생태계의 선배들인 그들을 더욱 이해하고 잘 보존하며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이 수 억년 동안 베풀어준 혜택을 느끼고, 우리 인간도 자연의 하나라는 생각으로 오랜 세월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우포의 여름에 가장 관심을 받는 수생식물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보라색의 꽃이 아름다운 가시연꽃이 아닐까요? 소목마을에 거주하는 어부 한 분은 "약초로 팔기위해 상인들이 씨를 사가기도 했다"고 합니다.우포늪 인근에 50여년 거주한 어느 할머니는 "잎은 두고 줄기는 낫으로 잘라 가지고 와서 가시를 벗겨낸 부드러운 줄기로 나물무침을 해먹었다"고 합니다. 가시연꽃의 씨로 묵도 만들어 먹고 떡도 해먹었다고 하네요.
우포늪을 뒤덮는 오래된 자연 늪인 우포늪에서 먹을거리가 많지 않았던 시절 우포늪의 가시연꽃은 말밤이라는 마름과 함께 우포늪 주민들에게 고마운 먹거리가 되어주었던 것입니다.
우포늪의 주민들이 사용한 전통지식은 귀중한 자원입니다. 7월 중순 농촌진흥청 소속 국립농업과학원의 전통지식연구실에서 근무하는 홍서연박사는 우포늪 인근 주민들을 만나고 우포늪생태관도 방문했습니다. 우포늪의 전통 지식을 기록하고 채록하여 체험관광화하기 위해서 온 것입니다. 그 연구원은 "우포는 다양한 생태자원이 있는 상당히 매력적인 곳이네요"라고 하면서 또 오겠다고 합니다.
가시연꽃은 우포늪의 스타(star)식물입니다. 우포늪의 가시연꽃은 일반 방문객들은 보지 못하지만 우포늪 안쪽에서 7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합니다. 일반 방문객들이 볼 수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8월 중 순경부터 10월초 까지 입니다. 작년 2013년도엔 우포늪을 가시연꽃이 다 덮어 버렸는데 비해 올해는 어느 정도 많은 가시연꽃들이 우포늪을 차지할지 궁금합니다. 36종을 가진 수련에 비해 1종의 식물인 가시연꽃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이렇게 대단한(?) 식물입니다.
그렇지만 1종이 너무 많으면 겨울철새들의 먹이가 되는 마름과 매자기 등이 잘 자라지 못하여 새들에게는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잎의 크기가 1미터(meter)를 넘어 최대 2m까지 된다는 가시연꽃을 본 사람들은 잎이 이렇게나 크니 씨앗도 큰가 생각 할 수도 있지만, 본래 씨앗의 크기는 아주 작습니다. 콩 크기만한 작고 검은 씨앗에서 시작한 하여 옥수수 뿌리 형태의 뿌리들이 나고 잎은 그 크기가 1미터가 넘어 최대 2미터까지나 커가는 겁니다.
크기가 작은 그릇에 흙과 물을 넣어 씨앗을 두어보니 잎도 작았습니다. 자기가 누울(잎의클 자리) 만큼 자랍니다. 씨앗에서 솟아난 싹은 일반적으로 보는 둥근 형태가 아닌 삼각형모양입니다. 뿌리들도 옥수수뿌리처럼 많은 작은 뿌리들이 진흙 속 많은 영양분을 빨아드리면서 열심히 자랍니다.
꽃이 잎을 뚫고 난 사진을 본적이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꽃은 자신의 잎을 해치면서 꽃이 올라오지 않습니다. 가시연꽃은 워낙 잎이 큰데 자신의 번식을 위해 꽃은 피워야하니 할 수 없이 잎을 뚫고 올라오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러 광경이 흔치않으니 사진을 찍은 것인데 모든 가시연꽃이 자신의 잎을 뚫고 피지는 않습니다. 가시연꽃은 꽃이 피기 전에도 이름이 가시연이 아니라 가시연꽃인 것은 아시죠?
이 더운 여름의 우포늪에 오시면 가시연꽃만이 있는 것이아니라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살고 있는 게 보입니다. 우포늪에는 마름, 자라풀, 생이가래, 줄, 개구리밥 등의 많은 수생식물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원시성을 가진 국내 최대의 내륙습인 우포늪은 식물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적어도 한번은 꼭 들러야 될 곳입니다.
더운 여름날에 아무 때나 친구나 지인을 만나러 집을 불쑥 가는것이 예의가 아닌 것처럼 우포늪을 방문할 때 도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포늪에 자주 오는 어떤 분은 더운 여름의 대낮에 우포를 방문하는 분들이 불쌍하다고 합니다. "우포 풍경이 환상적인 이른 아침과 해질녁 늦은 오후에 와야 되는데" 라고. 시원한 시간에 오시면 잘 보시고 불평도 덜 하시겠죠?
우포늪에 보이는 많은 식물들은 그냥 편하게 자라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는 지요? 아닐 겁니다. 경쟁 상태에 있는 다른 식물들 보다 진흙 속 양분을 스스로 좀 더 많이 취하고자, 햇빛을 좀 더 많이 받기위해, 옆으로 많이 뻗쳐나가고자 노력했을 겁니다. 가시연꽃도 말밤이라 불리는 마름도 물속에서 그냥 편안하게 자라 왔겠습니까?
가시연꽃은 자신의 잎이 더 넓어지기를, 마름은 또 더 많이 뻗어 가기를 바라지 않았을까요? 그들은 잎이 자라고 꽃이 피더라도 좀 더 많이 넓게 자라고자 경쟁했을 겁니다. 우리 인간들이 듣지 못해서 잘 알지는 못하겠지만 소위 그들만의 리그에서 노력하며 때로는 경쟁하며 열심히 살아오지 않았을 까요?
1미터 이상 2미터 정도로 한국에서 가장 큰 잎을 가진 당당한 모습의 가시연꽃도 태풍과 홍수 등의 영향을 받으면 잎이 뒤집히고 물이 잎의 위로 올라가면 녹아내립니다. 그 위풍당당한 모습이 처참하게 변하고 사라져 버리는 거죠. 세상에 영원한 아름다움은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됩니다. 태풍이 지나가 사라져버린 가시연꽃은 흔적도 없지만 평소에는 사람들의 눈길도 받지 못하는 작은 자라풀들과 개구리밥은 작고 가벼워서 그런지 잘 적응하며 우포에서 살아갑니다. 우포늪의 새로운 주인공이 되어 우포늪의 방문객들을 맞이합니다.
가시연꽃이 사라져버린 그 자리들을 보면 영원한 주인이 없음을 보고 느낍니다. 그들이 우리 인간들, 우포를 방문하는 당신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수면면적이 축구장 210배라는 70만평의 넓은 우포늪에는 가시연꽃 한 종만 있지 않습니다. 다양함이 있습니다. 우포늪의 많은 수생식물들과 새들 하나하나가 예쁘고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음이 우리 인간 세상사와 무엇이 다를까 싶네요.
방문 팁 = 여름에는 가능하면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에 방문하자. 사진도 잘 나온다. 우포늪의 스파이(spy)가 되자. 적극적인(active) 관찰자가 되자.
* 노용호 박사는? = 우포늪 인근 마을에서 태어났고 조상들은 우포늪 인근 주매마을에서 500여년 살아왔다. 우포늪을 보며 '생태춤'해설 기법을 창시했고 생태관광 전문가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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