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마, 보고 싶어요] 6살 때 미국 입양 임해진 씨

30년동안 삭인 그리움, 이번엔 꼭 풀고 싶어요

입양 당시 임해진 씨 모습.
입양 당시 임해진 씨 모습.
임해진 씨 현재 모습.
임해진 씨 현재 모습.

"가족을 만나면 지금까지 겪었던 슬픔이 모두 사라질 것 같습니다."

6살 때 미국으로 입양 간 임해진(미국 이름 크리스티나 호트너'36) 씨가 가족을 찾기 위해 30년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1982년 11월 28일 대구 중부경찰서 뒤편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임 씨를 본 주민은 '서문로 파출소'에 맡겼고, 그는 곧바로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가 운영하는 백합보육원에 들어갔다. 임 씨는 입소 당시 '할머니와 어머니, 동생 두 명과 함께 살았고 아버지는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름을 몰라 '임해진'이라는 새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4개월가량을 보육원에서 지낸 임 씨는 1983년 4월 6일 서울 대한사회복지회로 옮겨졌고, 그해 5월 17일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양부모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따뜻한 분이었다. 친아들이 있음에도 임 씨 외에 한국인 여자 아이를 한 명 더 입양해 친자식처럼 키웠다. 남매간 우애도 돈독해 가족의 울타리 안에 있으면 늘 행복했다.

하지만 청소년 시기를 지나면서부터 임 씨는 남들과 다른 외모에 대한 주위의 시선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방인'이라는 생각에 친부모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깊어갔다. 매일 밤 잠들기 전 '친부모님은 어떤 분일까'를 떠올리며 홀로 눈물을 훔쳤다.

그동안은 한국에 간다고 친부모를 찾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싶어 주저했다. 하지만 더 미뤘다간 그 가능성마저 없어질 것 같았다. 가족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니 "꼭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응원해 줘 큰 힘이 됐다. 그렇게 한국행 비행기를 탄 그는 이달 19일 한국에 온 뒤로도 매일 미국에 있는 가족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격려받고 있다.

"가족을 찾게 된다면 소소한 일상생활을 함께해 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살아왔던 이야기를 밤을 새워 들려주고 싶습니다."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053)659-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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