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軍부대 집단 폭생 사망 '들끓는 분노'

28사단 윤일병 소식 인터넷 달궈

지난 4월 선임병에게 가슴을 맞아 '기도 폐쇄에 의한 뇌손상'으로 사망한 28사단 포병연대 의무대 윤모(23) 일병이 내무반에서 상습 구타와 가혹 행위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28사단 윤 일병 사망을 둘러싼 심각한 가혹행위 소식은 1일 하루 종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네티즌들은 "군인들 왜 이러나, 군대 내 폭행이 상습이네, 관련자 처벌하라, 해도 해도 너무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군 인권센터는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윤 일병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가혹 행위가 있었다고 밝혔다. 군 인권센터가 입수한 수사기록에 따르면, 윤 일병은 3월 3일 부대에 배치받은 뒤 매일 폭행에 노출됐다. 가해자 이모(26) 병장 등 병사 4명은 윤 일병의 행동이 느리다거나 맞을 때 반응이 재미있다는 이유로 수시로 복부와 가슴, 턱과 뺨을 때렸으며, 마대자루가 부러질 때까지 다리를 때리고 방탄헬멧을 씌운 다음 스탠드로 머리를 내려치기도 했다.

선임병들은 폭행을 당해 다리를 저는 윤 일병에게 다리를 절뚝거린다며 다시 폭행을 가했고, 힘들어하는 윤 일병에게 링거 수액을 주사한 뒤 기운을 되찾으면 다시 폭행하는 등 잔혹한 모습도 보였다. 내무반에서 윤 일병에게 오전 3시까지 기마자세로 서 있도록 강요해 잠을 못 자게 하는가 하면, 윤 일병의 어머니와 누나를 거론하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아울러 치약 한 통을 먹게 하는가 하면 드러누운 상태에서 얼굴에 1.5ℓ 물을 들이붓고, 개 흉내를 내게 하며 바닥에 뱉어놓은 가래침을 핥아먹게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사건 당일 오전 허벅지 멍을 지운다며 윤 일병의 성기에 안티푸라민을 발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가해자들은 윤 일병이 구타를 당하다 오줌을 싸고 쓰러지자 병원으로 옮긴 뒤 '음식을 먹다 그냥 쓰러졌다'고 입을 맞췄으며, 이튿날 윤 일병의 수첩 두 권을 찢어버리며 범행을 숨기려 했다. 헌병대로 인계된 이 병장은 "윤 일병이 음식을 먹고 TV를 보다 갑자기 쓰러졌다"며 허위 진술을 했으나 윤 일병이 의식이 돌아올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범행을 자백했다.

28사단 윤 일병 사망을 수사한 군 당국은 이 병장 등 병사 4명과 가혹 행위 등을 묵인한 유모(23) 하사 등 5명을 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한편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가해자를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으로 기소하고 성추행 혐의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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