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의 하이라이트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리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에 대한 시복식이다. 목숨을 바쳐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이 성인 이전 단계인 복자로 추대되는 자리다. 이번 시복식에는 전국 각 교구별로 선정된 18만여 천주교 신자를 포함해 수십만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 방한 일정 중 가장 큰 규모의 행사다.
◆4시간 동안 장엄하게
교황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4시간 동안 시복식을 집전한다. 시복식 제단에는 교황과 함께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 등이 오른다.
교황방한준비위(이하 준비위)에 따르면 시복식은 ▷시작성가'묵주기도'사목미사 ▷시작예식 ▷시복예식(시복청원'교황 시복문 낭독) ▷말씀 전례(제1독서'화답송'제2독서'복음 환호송'복음'교황 강론) ▷성찬 전례(영성체 예식) ▷마침 예식(삼종기도'교황 훈화)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시복식에서 교황 강론은 단락마다 순차적으로 통역된다. 교황이 미사 중 사용하는 공식 언어는 라틴어다. 또 교황이 미사 경문과 고유문 등을 라틴어로 선창하면 신자들은 한국어로 답하면 된다. 사도신경 및 주님의 기도 등 미사 통상문과 성가도 한국어로 하면 된다. 준비위는 원활한 시복식 진행을 위해 신자용 전례 책자 25만여 부를 제작해 배포할 방침이다.
성가는 최호영 신부의 지휘에 따라 연합성가대가 장중한 울림으로 선창한다. 이번 연합성가대는 가톨릭합창단'김대건안드레아합창단'로고스합창단'무지카사크라합창단'순교자현양합창단'아마뚜스합창단'아퀴나스합창단'카리타스합창단 등 모두 8개 합창단 400여 명의 단원으로 구성됐다. 성가 반주는 전자오르간 및 관악으로 연주된다.
◆전국 18만여 신자 참석
준비위는 시복식이 열리는 광화문 광장 일대의 제한된 공간 규모를 감안해 한국 천주교 교구별 신자 비율에 따라 시복식 참석 인원을 배정했다. 제대를 기준으로 앞에서부터 춘천교구(2천700명), 원주교구(2천700명), 안동교구(1천800명), 인천교구(1만6천200명), 대전교구(9천900명), 서울대교구(4만8천600명), 의정부교구(9천 명), 마산교구(5천400명), 대구대교구(1만6천200명), 전주교구(6천300명), 청주교구(5천400명), 부산교구(1만4천400명), 제주교구(2천700명), 군종교구(1천명), 수원교구(2만7천 명), 광주대교구(1만1천700명) 순으로 18만여 신자들이 자리에 앉는다.
시복식에 참석하는 신자들은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행사장 주변 곳곳에 배치된 검색대에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입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상의 이유로 날카로운 도구와 물병 등의 물품은 반입이 금지된다.
폭염에 따른 탈진 등 비상시를 대비해 행사장 주변에는 의료진 부스 15개가 마련된다. 또 행사장 둘레에는 10m 간격으로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한다. 서울시는 행사장 주변에 음수대를 설치하고, 참석자들에게 생수 30만 병을 나눠줄 계획이다.
◆시복식 볼거리는?
이번 시복식은 붉은 물결이 눈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시복식에 참석하는 주교들은 적색 제의를, 사제들은 적색 영대를 입기 때문이다. 적색은 뜨거운 사랑과 피를 상징한다. 주교들이 입는 제의는 금색실로 수놓은 십자가 위에 교황 방한 기념 로고를 단순화시켜 새겨 넣은 것이 특징이다. 영대는 사제들에게 흰색 제의와 함께 제공된다. 교황 방한 기념 로고는 영대 양쪽에 새겨져 있다.
124위 순교자 전원의 초상화를 한폭에 담은 대형 걸개그림(가로 3m, 세로 2m)도 포인트다. 제단 바로 뒤에 걸린다. 앞서 주교회의 시복시성특별위원회는 각 교구별로 보유한 자료와 문헌 자료 등에 나온 순교자의 모습, 당시 복식 등을 토대로 초상화를 제작했다.
시복식 장소인 광화문 광장 주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 상징성을 담고 있어서다. 순교자들이 문초와 옥고를 겪었던 형조(세종문화회관)'우포도청(일민미술관)'의금부(옛 제일은행 본점)'전옥서(영풍문고 종로점) 등이 있었다. 또 시복식 직전에 교황이 참배할 예정인 서소문 순교성지도 가까이에 있다. 준비위 관계자는 "광화문이 바티칸의 시복식 장소인 베드로대성당 앞 화해의 거리와 구조가 비슷한 점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시복식=목숨을 바쳐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이 성인 이전 단계인 복지로 추대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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