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큐리어스

큐리어스/이언 레슬리 지음/김승진 옮김/을유문화사 펴냄

이 책은 인간의 네 번째 본능으로 불리는 호기심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에 관한 해묵은 논쟁부터 호기심을 장려하고 창조성을 키워준다는 진보주의 교육의 문제점에 이르기까지 호기심에 얽힌 여러 논쟁과 견해를 두루 조명하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은 호기심을 추구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저자는 호기심을 쉽게 충족시키는 기술의 발달이 오히려 호기심을 죽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호기심을 추구하는 방법이 미스터리 접근법에서 수수께끼 접근법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수수께끼 접근법은 무엇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등을 묻는 방법이다. 반면 미스터리 접근법은 왜, 어떻게 해서 등을 묻는 방법이다. 질문에 맞는 답을 갖고 있는 수수께끼 접근법에 비해 미스터리 접근법은 분명한 해답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해석의 폭이 넓어진다. 하지만 검색 엔진의 발달은 미스터리적 문제를 수수께끼적 문제로 바꿔 버렸다. 아름다움은 무엇인가라는 추상적인 질문마저도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순간 해답처럼 보이는 설명이 나와 버린다. 전례 없이 풍부한 정보가 오히려 지적 역량을 퇴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현대에 이르러 호기심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그래서 각국에서는 호기심을 키우고 창조성을 높이는 쪽으로 교육 목표를 맞춰 가고 있다. 진보주의 학교는 교사가 지침을 주는 강의식 교육 대신 놀이, 자기 표현하기 등과 같은 참여형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틀린 교육 방식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다음 세대에 무언가를 가르쳐 왔다. 세상에 대한 지식을 아이 혼자서 배울 수 있다고 보는 시각 자체가 오히려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316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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