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팔공산 최고봉은 '천왕봉'…경북도 지명委 심의 의결

제2봉은 '산성봉' 대신 '비로봉'으로 명칭 바꿔

국가지리정보원에도 등재돼 있지 않는 등 '사실상 이름이 없었던' 대구경북 최고 명산 팔공산의 최고봉이 마침내 본래 이름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경상북도는 이달 '경상북도 지명위원회' 서면 심의를 통해 팔공산 최고봉(1,192.558m, 영천시 신녕면 치산리 산 141-5번지)의 이름을 '천왕봉'으로 바꾸는 안을 의결한다고 4일 밝혔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삼국유사 등 여러 문헌을 찾아보고 학자들에게 자문한 결과, 팔공산 최고봉의 원래 이름이 천왕봉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 5월부터 지명위원회 회의 등을 통해 지명 변경 절차를 본격화해왔다. 경상북도는 이어 팔공산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1,175.605m, 영천시 신녕면 치산리 2041번지'현재 군사시설로 출입 통제 중)에 대해서도 현재 지명인 '산성봉'에서 '비로봉'으로 이름을 바꾸는 안을 함께 의결한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학계의 의견 제기로 팔공산 최고봉 이름이 '천왕봉'이란 사실을 확인한 뒤 10년 가까이 확인 작업을 펴왔다. 전국 10대 명산에 들어가는 팔공산 위상에 걸맞고 경북의 혼을 전국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천왕봉' 명명이 좋다고 보고 지명 바로잡기를 추진해왔다.

경북도가 찾아낸 연구자료를 보면 신라 때부터 조선 때까지 팔공산 최고봉이 천왕봉으로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는 지명위원회 위원들의 의견 수렴은 물론, 대구 동구와 경북 영천'칠곡'경산'군위에 걸쳐 있는 팔공산인 만큼 이들 지자체의 입장도 모두 받은 결과, 최고봉은 천왕봉, 제2봉은 비로봉으로 하기로 했다.

경북도 안희탁 지적관리담당은 "팔공산 최고봉이 비로봉으로 불리고 있지만 국가지리정보원에는 팔공산 최고봉의 이름이 없다. 비로봉이란 이름은 1981년 대구시가 경북도로부터 분리된 뒤 '대구 팔공산 자연공원'이 만들어졌고 이런 상황에서 정확한 고증 없이 붙여진 이름으로 추정된다. 이제 팔공산 봉우리들이 제 이름을 찾게 됐다"고 했다.

한편 경북도 지명위원회가 팔공산 최고봉과 제2봉의 이름을 천왕봉과 비로봉으로 각각 확정함에 따라 이 안은 10월 중앙정부 지명위원회를 거쳐 정부 자료 및 각종 인터넷 포털 등에 팔공산 최고봉이 새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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