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의 한 교회 수련원 2층 천장이 준공 10일 만에 폭삭 내려앉았다. 사고 당일 이곳에는 여름성경캠프에 참가한 어린이 92명과 교사 26명이 있었는데, 천만다행으로 1시간쯤 전에 1층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대형 참사를 아슬아슬하게 피한 것이다. 2층 체력단련장 천장에 설치되었던 석고보드와 합판이 7, 8m 아래 바닥으로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면서 철제 의자가 찌그러질 정도의 충격이 발생했다니, 어린아이들이 거기에 있었다면 어찌할 뻔했는가. 문제는 또 부실공사였다.
설계 도면에는 천장보에 경량 철골을 사용하도록 했는데, 가는 나무막대를 사용했으니 7t에 이르는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다. 준공검사 때 감리나 행정 당국이 천장 내부를 한 번만 들여다봤더라도 엉터리 공사였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을 일을, 아무도 현장확인 없이 서류만 보고 준공허가를 내준 것이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를 겪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는가.
청도 운문면 신원리 한 펜션 앞 계곡에서는 지난 휴일 물이 불어난 보를 건너던 피서 차량이 급류에 휩쓸려 일가족 등 7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계곡은 많은 야영장과 펜션이 있어 휴가철에는 수천 명의 피서객이 몰려드는데, 문제는 폭우로 계곡물이 불어날 때마다 고립사고 등이 빈번했던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급류를 피해 빠져나갈 수 있는 교량이 없었던 것은 물론, 폭우를 예상해 피서객을 미리 내보내거나 통행제한을 하는 등 업주와 군 당국의 안전대책도 부실했다. 세월호 침몰 참사로 '총체적 안전 불감증'타령을 그렇게 늘여놓고도 또 이 같은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반복한다는 말인가.
부실공사와 부당한 준공검사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를 통한 책임을 물어 안전 불감증에 대한 일벌백계를 해야 한다.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긴급 안전점검'이니 '사고수습 대책회의'니 '교량 신설 조기 추진'이니 하는 전시행정이 무슨 소용인가. 내가 살 집이라면 그렇게 지었을까. 내 아이가 사용할 시설이라면 그렇게 허가를 내 줬을까. 내 가족이 쉬는 피서지라면 그렇게 방치해 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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