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6시 대구시 남구 대명2동의 한 건물 1층. 중년의 남녀들이 모이더니 잠시 후 음악이 흘러나왔다. C.C.R의 'Cotten Fields' 'Proud Mary'로 시작해서 비지스의 'Don't forget to remember'로 이어지는 곡은 대개 1970년대와 80년대를 풍미한 '올드팝'이 주류다. 밴드 명칭은 'All in All'. '가장 소중한 것'을 뜻하며 10명의 멤버들은 대구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6회(1968년) 졸업생들로 올해 만 59세 동갑내기들이다.
"음악을 통해 50년 우정을 돈독히 하고, 개별적으로는 남은 인생을 대비해 치매예방과 건강유지에 도움이 되도록 하며 연주활동을 통해 사회봉사에 적극 참여할 목적으로 2012년 6월 결성했습니다."
김명관 단장을 리더로 매주 수요일 오후 6시에 모여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All in All' 멤버들은 1st 기타 김명관, 2nd 기타 이영호, 베이스 기타 김상규, 드럼 신홍조, 신시사이저 김봉실, 피아노 류은경, 바이올린과 아코디언 김미향, 색소폰 장병건, 싱어 도일권 박근배 씨로 이뤄졌다. 이들 중 김명관, 김미향, 류은경 씨만 음악을 전공했거나 악기를 다룰 줄 알았을 뿐 나머지 멤버들은 초보이거나 백지상태였다. 그러나 밴드활동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올드팝 50~60여 곡을 연주하는 기량을 갖추기까지 구심점인 김 단장의 노력이 컸다. 그는 고교 때 밴드활동을 한 베테랑으로 멤버들에게 기타와 드럼, 오르간, 발성법 등을 지도하고 있다.
도일권 씨는 "퇴직 후 동기들과 어릴 적 우정을 다시 쌓아가며 하나의 목적을 향해 어울리는 기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하고, 김봉실 씨는 "그동안 음악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다가 점차 연주 실력이 쌓여 가면서 자녀들에게 자랑거리가 생겼다"며 웃음꽃을 피웠다.
이영호 씨는 "중'고교 시절 당시 키보이스나 키식스 등 유명 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했고, 내심 하고 싶었던 음악을 퇴직 후에라도 하게 되어 무엇보다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홍조 씨는 "늦깎이로 시작한 음악이 참 어렵지만 친구들이 도와줘 열심히 출석하고 있다"고 했다.
'All in All'의 첫 공식 대외연주는 지난해 성탄절을 맞아 성화중학교 900여 명의 학생들과 성화여고 1천200여 명 앞에서 연주한 크리스마스 캐럴. 이때 멤버들은 "관중들의 환호와 호응에 정말 기뻤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밴드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지난 6월 27일 멤버 이영호 씨의 결혼식장에서의 연주. 이날 환갑을 앞두고 초혼을 치른 이 씨의 결혼식장은 'All in All' 멤버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짠 최고의 무대였다. 30여 분간 올드팝 연주가 끊이지 않은 가운데 신랑 이 씨가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직접 부르며 신부를 맞이한 장면은 가히 압권이었다. 이때 참석한 동창들을 장미꽃을 뿌리며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했다는 것.
김 단장은 'All in All' 밴드 활동 외에 장애인 밴드를 지휘하고 있으며, 일요일엔 외국인들에게 교습을 하는 등 사회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말까지 맹연습을 하고 올드팝 외 트로트 연주 실력도 길러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사회봉사활동에 나설 작정입니다."
김 단장이 향후 'All in All'의 계획을 밝히자 멤버들의 얼굴에 새로운 각오가 피어올랐다.
우문기 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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