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부담 서민 4,890억 줄고 부자 9,680억 증가

최경환 경제팀 '내수 부양' 세법 개정안

가계소득 향상 등 경제 활성화를 근간으로 하는 2014년 세법개정안이 확정됐다. 고소득자와 대기업의 세부담은 늘고 서민'중산층의 부담은 준다. 정부는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14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이 담겨 있다. 내년부터 3년간 시행된다. 특히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자기자본금 500억원 초과 기업(중소기업 제외)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 등의 투자, 임금증가, 배당 등이 당기 소득의 일정액에 미달할 때 10%의 추가 세금을 내도록 했다.

그러나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 경영상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재계와 일부 정치권이 반발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근로소득 증대 세제는 근로자의 임금이 증가된 기업에 증가분의 10%를 세액공제하기로 하고, 배당소득 증대 세제는 배당소득 원천징수세율을 14%에서 9%로 낮추는 것이 골자다.

이번 세법 개정으로 고소득자'대기업의 세금 부담은 9천680억원 늘어나지만 서민'중산층'중소기업의 세부담은 4천890억원 줄어든다. 정부는 내달중으로 입법예고를 거쳐 9월 중순 국무회의에 개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기업 임금'배당 늘린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를 도입해 내년부터 3년간 시행한다. 기업의 임금과 배당 확대를 통해 가계소득을 늘려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다.

우선 근로소득 증대를 통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할 수 있도록 근로소득 증대세제를 도입해 근로자 임금이 증가된 기업에 대해 증가분의 10%(대기업 5%)의 세액을 공제키로 했다.

또 주주 인센티브를 통한 배당촉진과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배당소득 증대세제를 신설하고 고배당주식 배당소득 원천징수세율을 인하(14→9%)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액주주의 세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기업소득을 투자, 임금증가, 배당에 활용토록 유도하기 위한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자기자본 500억원 초과 기업(중소기업 제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 등 4천여개 회사에 적용된다. 대상 기업은 투자, 임금증가, 배당 등이 당기 소득의 일정액에 미달(기준미달액)한 경우 추가과세를 물어야 한다.

◆퇴직소득 연금화

민생안정을 위해 세금우대종합저축을 생계형저축과 통합'재설계한 '비과세종합저축'으로 명칭을 변경한다. 이 저축의 가입대상은 고령자'장애인 등으로 한정되며, 납입한도는 기존 3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확대된다. 뿐만 아니라 총 급여 7천만원 이하 무주택세대주 근로자에 대해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대상 납입한도를 240만원으로 늘린다.

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부문에 대한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영유아용 기저귀'분유의 부가가치세 면제 적용기한을 3년 연장하고, 소비위축을 감안해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 우대공제율 적용기한을 2016년까지 2년 연장한다.

또 노후소득 보장 차원에서 퇴직소득의 연금화를 유도키로 했다. 2016년부터는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경우보다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에 세금 부담을 30% 경감해준다.

특히 퇴직금의 정률공제(40%)를 퇴직급여수준별 차등공제(100~15%)로 전환해, 고액 퇴직자에게 유리했던 기존의 퇴직소득 과세체계를 개편키로 했다. 만 65살이 넘은 부모를 모시고 살거나, 자녀를 여럿 키우는 경우에 상속세 부담을 한 층 덜게 됐다. 기존에는 부모와 자녀 모두에 대해 1인당 3천만 원만 공제받았지만, 개정세법에서는 5천만 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중소기업 살리기'일자리창출 유도

중소기업을 살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세제개편도 한다. 중소기업 경영 여건이 개선되도록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제도(42개 업종의 중소기업에 대해 5~30% 세액감면)의 적용기한을 3년 연장한다. 여기에 중소기업에 대한 접대비 손금산입 기본한도 또한 연간 2천400만원으로 2016년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중소기업과 서비스업 영위기업이 설비 투자를 늘릴 경우, 이 비용을 조기에 처리할 수 있도록 가속상각도 허용한다. 특히 기술취득비용을 조기 회수할 수 있도록 특허권에 대한 비용처리 기간(감가상각 내용연수)을 기존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한다.

중소'중견기업의 가업승계를 원활하게 하는 세제개편도 추진된다. 상속재산가액의 100%를 공제해주는 기존 '가업상속공제'는 대상 기업이 매출액 5천억원 이상, 가업기간 5년 이상으로 확대된다. 또 고용을 유발하는 투자를 위해 지역경제와 서비스업을 대상으로 추가공제율을 1%포인트(p) 인상한다. 대신 기본공제율은 1%p 인하된다.

여기에 청년'여성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는 방안도 나왔다. 중소기업 취업청년이 병역 이행 후 동일기업에 복직하면 근로소득세 감면기간을 2년 추가해준다.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여성을 재고용한 중소기업의 경우 2년 동안 인건비의 10% 세액을 공제해준다.

김상곤 세무사는 "증여'상속세 공제 한도가 작년 개정에 이어 추가로 완화돼 중산층 가구의 부담이 줄었다. 소비 진작을 위해 체크카드 등의 세액공제 혜택을 강화했다. 다만,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자신의 공제한도와 소비액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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