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싼 벙커C유 사용하고 비싼 LNG 요금 받는 대구난방공사

연 109억 정도 더 남겨, 서울 본사로 가져가

(1편)싼 연료사용하면서 비싼 요금받는 지역난방공사

'대구시민은 지역난방공사의 봉인가?'

한국지역난방공사 대구지사(이하 대구지사)가 LNG보다 싼 벙커C유를 열병합발전 연료로 사용하면서도 난방요금은 LNG를 쓰는 지역과 똑같이 받고 있어 시민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대구지사는 1997년부터 벙커C유를 사용해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벙커C유는 원유 증류 단계에서 찌꺼기인 아스팔트의 전 단계에서 나오는 연료로 주로 산업용 보일러에 쓰인다.

벙커C유는 유황 함유량이 많아 탈황 과정을 거치게 되는 데 남아 있는 황의 양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황 함유율 1%의 벙커C유는 통상 천연가스인 LNG보다 15~20%가량 싸다. 올 6월 LNG 거래가격은 ㎥당 919.02원, 같은 기간 벙커C유의 거래가격은 16~18% 낮은 ℓ당 750~770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전국 17개 지사 중 벙커C유를 사용하는 곳은 대구와 충북 청주 두 곳뿐이다. 13개 지사는 LNG를, 수원시와 용인시는 저유황유(LSWR)를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대구지사가 가격은 싸고, 열 효율 면에서는 LNG와 비슷한 벙커C유를 사용하면서도 난방요금은 전국의 다른 지사와 똑같이 받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지사에서 지역난방을 공급받는 10만 가구는 결국 싼 연료로 만든 난방 열을 비싼 값을 주고 이용하는 셈이다.

지난해 대구지사가 지역난방을 공급하며 사용한 벙커C유는 총 6천711만ℓ, 통상적인 거래가격인 ℓ당 750~770원의 중간값 760원을 적용하면 지난해에 약 510억원을 연료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난방열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LNG 6천470만㎥가 필요하고, 비용으로 환산하면 619억원이다. 즉 벙커C유를 연료로 이용하면서 LNG를 사용하는 것보다 109억원 정도의 차익이 발생한다.

결국 대구지사를 통해 난방열을 공급받는 대구는 가구당 평균적으로 연간 10만9천원의 요금을 손해 보는 꼴이다.

지역에 대한 재투자도 거의 없는 상태다. 2010년 질소산화물 저감장치를 사용하는 등 일부 시설 투자를 했지만, 대구에서 발생한 이익은 고스란히 서울 본사로 들어갔다.

벙커C유를 사용하는 두 지역에서 나온 이익이 LNG를 사용하는 지역의 부족한 이익을 상쇄시키는 꼴이다. 지역난방공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8천785억원, 당기순이익은 1천157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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