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대구 서구 내당동 '마을애 희망커뮤니티센터' 2층 사랑방. 낮 12시가 지나자 1층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어르신 5명이 올라와 담소를 나눴다. 김강식(70) 씨는 "식당의 밥값이 3천~4천원 정도로 부담도 없고, 2층 사랑방에선 이웃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점심때면 동네 주민은 물론 구청 및 경찰서 직원까지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마을애 희망커뮤니티센터가 서구 내당동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센터가 있던 자리는 원래 낙후된 놀이터였다. 오래된 놀이기구가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가 되기도 해 주민들의 환경 개선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서구청은 이곳을 주민 사랑방으로 만들어 우범지대를 없앰과 동시에 동네 분위기를 밝히는 곳으로 변신시키고자 2012년 안전행정부의 '희망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 신청서를 냈고, 다행히 선정되면서 4억원(국비 2억원'시비 2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놀이터를 없앤 145㎡의 대지에 2층짜리 건물을 지난해 5월 완공했다. 건물은 국비와 시비로 지었지만 운영은 구청의 몫. 서구청은 주민들과 머리를 맞댄 끝에 1층은 식당, 2층은 주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키로 의견을 모아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1층 식당은 전'현직 구의원, 주민자치위원장, 통장 등 동네 주민 12명이 모은 돈 1천여만원을 출자한 마을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고개 무침회 골목의 특색을 살린 메뉴를 곁들인 식당은 수익금을 다시 주민들에게 쓴다. 일반 식당보다 음식을 2천~3천원 싸게 팔아 쥐게 된 돈으로 주방장 등의 인건비와 전기세, 식자재비 등을 제하고 남은 돈은 지역 내 어르신 행사나 경로당 등에 기부하고 있다.
값싼 식당이 알려지자 2층 사랑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졌고, 왕래가 잦다 보니 이웃 간 정도 생겼다. 새로운 놀이터도 만들어 동네 아이들의 발길까지 붙잡고 있다.
김병길(61) 씨는 "센터가 들어서고부터 동네가 확 바뀌었다"며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은 놀이터서 놀고, 어른들은 식당과 사랑방에서 이웃과 재미난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인건비와 전기세 등 운영비를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해 아직까지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만 문을 연다.
강창석 주민자치위원장은 "식당 운영으로 생긴 수익금을 지역 소외계층에 사용하니 많은 주민이 일부러 찾아와서 식사를 하는 등 작은 보탬을 주고 있다"며 "앞으로 운영시간을 오후 늦게까지 늘리는 등 진정한 주민 사랑방을 만들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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