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 시복되는 124위 가톨릭 순교자를 한 폭의 그림에 담아낸 작가가 있다. 김효애 갤러리 아테나-파리 대표다. 오랫동안 대구에서 살고 있는 가톨릭 신자인 그는 10여 년 전 대구지역 순교자 20위의 초상화도 그렸다. 김효애 작가의 작품 세계에서 가톨릭 신앙은 의미가 깊다. 작품으로 선교와 복음도 추구한다. 교황 방한 및 124위 시복식을 계기로 '124위 복자들의 한국적 파라다이스' 작품을 공개한 김효애 작가를 만나봤다.
◆대구 순교자 20위 초상화도 그려
'124위 복자들의 한국적 파라다이스'는 가로 260㎝, 세로 195㎝ 크기의 대형 작품이다. 올 2월 윤지충과 123위 순교자에 대한 시복이 확정되기도 전인 지난해 김 작가가 완성한 작품이다.
"순교자들이 영복을 누리는 아름다운 모습을 파라다이스, 즉 천상낙원에 담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외국이 아닌 한국적인 천상낙원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품을 살펴보면 맨 오른쪽에 있는 건물은 창덕궁 주합루다. 김효애 작가가 보기에 조선 역사에서 가장 아름답고, 영화로웠으며, 학문 정신도 깃들었던 곳이다. 맨 왼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계단이 나오고, 오르다 보면 누각이 나온다. 최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한 남한산성이다. 국내 대표적인 순교지다. 누각을 지난 계단을 오르던 방향을 계속 이어 하늘로 가는 길을 오르다보면 대구의 대표적인 순교지인 관덕정을 가리키는 샛노란 개나리, 우리 고궁의 기풍을 담은 비원, 그리고 대구 계산성당이 나온다. 멀리 아득히 보이는 건물은 교황이 있는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이다.
순교의 여정을, 또 하느님에 대한 찬미를, 그리고 그 자체로 아름다움'희망'행복을 표현한 천상낙원에는 124위 순교자가 배치돼 있다. 작품 맨 앞에 있는 인물은 한국의 첫 순교자 윤지충이다. 그를 중심으로 승리를 상징하는 'V'자 형으로 순교자들이 포도나무가 감싼 십자가를 둘러싸고 있다. 그런데 전라지역에서 순교한 윤지충을 중심으로 작품 맨 앞에는 호남과 대구를 포함한 영남지역 순교자들이 어우러져 있다. "작품을 통해 영호남 지역의 화합도 얘기하고 싶었어요. 프란치스코 교황도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들고 한국을 찾지 않습니까."
이 작품은 이달 중 대구 중구 동산동 '갤러리 아테나-파리'에 전시되고,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광주아트페어에 전시된다.
◆하느님 앞에 평등했던 순교자들
김 작가는 2000~2003년 대구지역 순교자 20위의 초상화를 제작했다. 현재 대구 관덕정 순교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이들 순교자에 대한 시복 작업이 추진되기 전후로 제작된 작품들이고, 최근 시복이 결정되면서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이다.
이 초상화 작품들은 순교자들이 천상의 행복을 누리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특징이다. 김 작가는 묵상을 통해 20위 순교자들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순교자들은 모두 하느님 앞에 평등한 존재입니다. 신분 계급의 차별 없이 모두가 한 형제였습니다. 그래서 천민이었다 할지라도 두루마기와 갓을 갖춰 입은 것입니다. 또 순교 당시의 처참한 모습을 재현하기보다는, 순교 그 자체로 얻은 영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했습니다." 각 인물의 배경에 그려진 상징물들도 특징이다. 순교자의 생애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각 작품에 대한 자세한 해설과 순교자들에 대한 설명은 관덕정 순교기념관 전시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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