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초기에 순교한 124위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로 복자가 된다. 여기에 대구대교구 순교자 20위(복자 17위, 복녀 3위)도 포함됐다. 전체 시복 대상 6분의 1에 해당하는 상당한 숫자다.
124위 순교자는 신해박해(1791)를 시작으로 을묘박해(1795), 정사박해(1797), 신유박해(1801), 을해박해(1815), 정해박해(1827), 기해박해(1839), 병인박해(1866~1888) 등을 거치며 전국 각지에서 순교해 영성을 얻었다. 이들 중 대구대교구 순교자 20위는 전국적으로 조선의 천주교 박해가 한창이던 을해박해부터 병인박해 사이에 순교했다.
이번 시복을 계기로 주목받고 있는 대구대교구 내 성지가 여러 곳 있다. 한 곳은 관덕정순교기념관이다. 이번에 시복되는 대구대교구 순교자의 절반인 10위가 순교한 곳이다. 을해박해 때 김종한 안드레아 등 7위가, 정해박해 때 박사의 안드레아 등 3위가 순교했다.
관덕정은 조선시대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처형장이었다. 천주교 순교자들을 처형한 대표적인 장소로 서울에 서소문이 있었다면 대구에는 관덕정이 있었다. 이곳에서는 10위의 순교 이후인 1867년에 이윤일 요한 성인이 순교하기도 했다. 이 터에 관덕정순교기념관이 건립된 것은 1991년 1월이다. 지하 성당에 이윤일 요한 성인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또 한 곳은 이번 시복 대상자 중 7위가 순교한 경상감영 옥터다. 현재 대구 중구 대안성당 자리에 있었다. 을해박해 때 김윤덕 아가타 막달레나 등 4위가, 정해박해 때 박경화 바오로 등 3위가 순교했다.
나머지 대구대교구 순교자 허인백 야고보 등 3위는 병인박해 때 울산 장대벌 군문에서 순교했다. 박해를 피해 경주 진목정에서 살았던 이들은 죽은 후 다시 진목정에 묻혔다. 이들의 유해는 1932년 대구 감천리 묘지(달서구 월성성당 뒤편)로 이장됐고, 1973년 병인박해 기념성당인 복자성당에 모셔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복자성당은 순교자 현양 기념성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 밖에도 대구대교구 내에는 성모당, 한티순교성지, 계산성당, 성유스티노신학교, 대구 첫 본당 터인 신나무골 등의 성지들이 순례를 기다리고 있다.
◆대구대교구 시복 순교자 20위
▶을해박해(1815년) 관덕정 순교
김종한(안드레아)
고성대(베드로)
고성운(요셉)
김화춘(야고보)
김희성(프란치스코)
이시임(안나)
구성열(바르바라)
▶을해박해 경상감영 옥사 순교
김윤덕(아가타 막달레나)
최봉한(프란치스코)
서석봉(안드레아)
김시우(알렉시오)
▶정해박해(1827년) 관덕정 순교
박사의(안드레아)
이재행(안드레아)
김사건(안드레아)
▶정해박해 경상감영 옥사 순교
박경화(바오로)
김세박(암브로시오)
안군심(리카르도)
▶병인박해(1866년) 울산 장대벌 군문 순교
허인백(야고보)
김종륜(루카)
이양등(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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