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소년 독립운동가, 이홍장

어린 나이의 유관순 열사 못지않게 독립운동에 나섰던 한 소년이 있었다. 전남 해남의 거부 집안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이홍장이라는 인물이다. 1926년생인 이홍장은 어려서부터 총명했으며 일본 도쿄의 중학교로 유학했다. 그는 중학교 3학년인 1942년에 지하 결사조직인 '일진회'(친일 단체였던 일진회와는 다른 단체)를 결성했다.

그러나 그는 곧 일본 경찰의 정보망에 걸렸고 만주로 가려다 체포됐다. 그는 재판정에서 "나는 이 나라에 이미 목숨을 바쳤다"며 법관을 향해 침을 뱉었다. 10대의 나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대담한 기개였다. 법정모욕죄가 추가돼 5년형을 선고받고 김천소년원에서 복역했다. 복역 기간에 각종 고문을 당했고 정체 모를 주사를 맞기도 했다. 그가 출옥하는 날, 한 간수가 그에게 "맞은 주사가 좋은 게 아니며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1945년 4월에 출소, 고향 집으로 돌아온 뒤 8'15 광복을 사흘 앞둔 그해 오늘, 19세의 나이로 숨졌다. 자신의 생이 끝나감을 알았지만, 강하고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그의 독립운동은 잘 알려지지 않아 드문 기록을 확인, 2011년에야 공적을 인정받았다.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벌인 데다 일제가 그를 서둘러 매장하게 하는 등 그의 존재를 최대한 숨기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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