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보다 단단한 '신용 경영'…제압연 전문 대홍코스텍

재압연 전문 기업인 대홍코스텍은 지역에서 처음으로 냉간압연기를 도입해
진덕수 대표
재압연 전문 기업인 대홍코스텍은 지역에서 처음으로 냉간압연기를 도입해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을 구축, 업계에서 성장하고 있다. 대홍코스텍 제공
진덕수 대표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자리 잡은 '대홍코스텍'은 철을 재압연해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회사는 평소 직원들에게 '철보다 단단한 신용'이라는 말을 강조하는 경영자의 마인드처럼 신뢰와 믿음으로 고객을 대하는 것은 물론 따뜻함과 나눔을 바탕으로 주변을 돌보고 있다. 올해 상호 변경을 통해 사업 확장을 선포한 대홍코스텍은 공장 이전과 기술개발 들을 통해 성장을 도모 중이다.

◆'철의 여인' 탄생

'대통령 표창, 이노비즈기업 선정, 동탑산업훈장, 지식경제부 기업혁신대상 우수상, 기술혁신대상 우수상, 학습조직화 사업 경진대회 우수상, 직업능력우수 국무총리상, 학습조직화 성과 경진대회 은상'.

대홍코스텍이 23년간 쌓아올린 업적이다. 수많은 성과를 이뤘지만 무엇보다 대홍코스텍은 '대구지역 최초 냉간압연 1호기 설비 도입 및 가동업체'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먼저 찾아내고 스스로 길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지금의 회사로 변화시킨 원동력이다.

1992년 5월 대구 서구 이현동에서 '대홍철강'으로 출발한 대홍코스텍은 당시로서는 찾기 드문 여성경영인의 회사였다.

대홍코스텍 진덕수 대표는 우연히 동생이 다니던 철강회사에 갔다가 섬세하고 예리한 철의 표면에 매료돼 1992년 철강회사를 창업했다. 이후 지금까지 오로지 철과 함께해온 '철의 여인'으로 살아왔다.

진 대표는 사업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여성의 '섬세함'과 '친절'을 경쟁력으로 삼아 회사를 운영했다. 진 대표의 아들이자 총괄팀장을 맡고 있는 김기환 상무는 "거래처에 자주 안부전화를 걸고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등 인간적인 모습으로 업계와 거래를 했다"며 "약속을 지키고 고객의 요구를 재빨리 찾아내 반영한 것이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과감한 투자'는 대홍코스텍의 또 다른 성장 원동력이다. 회사는 외환(IMF) 위기 속에서도 과감한 투자로 1998년 대구경북지역 최초로 냉간압연기를 도입해 지역 유일의 철강 압연라인 보유기업이 됐다. 게다가 유일하게 중형 냉간압연 2호라인을 설치'가동하는 등 꾸준히 기술을 선도해왔다.

◆맞춤형 제품 생산 기술

대홍코스텍이 업계에서 인정받는 이유는 고객의 요구를 100%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있어서다. 김 상무는 "우리는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에 적합한 회사다"며 "창업 초기 대구가 자동차부품 회사가 많아 이들이 원하는 철강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많이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대홍코스텍은 철강코일압연기와 슬리터기 등 코일류 생산을 위한 모든 설비를 갖추고 있어 정확한 두께와 경도의 제품을 생산한다. 회사 관계자는 "수십 가지에 달하는 철을 이용해 어떤 압력으로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 경도와 두께가 달라진다"며 "우리는 오랜 경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물성을 만들어내는 자료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경쟁사와 달리 냉연소재 정밀 재압연기술을 이용해 냉연된 금속을 바로 재압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20~30일 정도 걸리던 기존 공정기간과 달리 3~4일 만에 납기가 가능하며, 장치 고정비용이 높지 않아 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

김 상무는 "중폭압연기술을 통해 두께 오차가 타사 대비 30% 정도 뛰어나다. 또 공정기간이 짧기 때문에 납기대응력 면에서 유리해 점점 다양해지는 고객의 요구에 맞출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특히 정밀전자 및 자동차 부품 소재의 압연 연구개발 성공으로 수입에 의존하던 부품소재를 국산화했다. 2004년도 50억원에서 4년 만인 2008년에는 매출이 두 배로 성장했을 정도로 업계에서 이름을 날렸다.

◆철강 전문 기업 변화

대홍코스텍은 올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회사명을 '대홍밀텍'에서 '대홍코스텍'으로 바꿨다.

김 상무는 "'밀텍'은 재압연에 국한되는 느낌을 준다"며 "우리는 앞으로 다양한 철강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코리아 스틸 테크놀로지'(korea steel technology)라는 뜻의 '코스텍'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소재 면에 있어서 철강뿐 아니라 신소재, 티타늄 쪽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 철강에 관련한 장비와 기계를 개발하는 것도 목표로 삼았다. 우선 열처리장비와 표면검사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김 상무는 "열처리장비의 경우 수입산이 대부분으로 가격이 비싸고 규모가 커 중소기업이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며 "우리는 중소기업이 사용하기에 좋은 열처리장비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홍코스텍은 본인들이 열처리장비를 사용하고 있어서 수요자로서 필요한 기술과 요구사항을 잘 알고 있다. 이를 반영해 좋은 제품을 만들어 회사가 직접 사용해본 뒤 품질을 올려 국내외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게다가 본격적인 수출도 준비 중이다. 지난해 해외영업 전담팀을 구성하고 지금 태국과 베트남 쪽으로 수출을 넓혀가고 있다.

회사의 성장은 올 10월 공장 확장 이전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계명대네거리 인근 대로변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한 것. 부지 가격이 지금 있는 곳보다 훨씬 비싸지만 대로에 공장을 둠으로써 이미지를 알려 부수적인 효과를 노리고 있다. 김 상무는 "도시철도 2호선 '계명대역'에서 도보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공장이 세워지기 때문에 직원 채용에도 유리할 것이다"며 "우수한 직원이 모이면 더 나은 회사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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