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의회, 市 조직개편안에 불쾌감

호의적 분위기 급변 기류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집행부의 조직개편안을 처리하기 위한 8월 임시회(25~27일)를 앞두고, 조직개편안의 타당성 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에 들어갔다. 대구시의회 제공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집행부의 조직개편안을 처리하기 위한 8월 임시회(25~27일)를 앞두고, 조직개편안의 타당성 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에 들어갔다. 대구시의회 제공

권영진 대구시장의 조직개편과 시정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원 포인트'(One-point) 임시회(8월 25~27일)까지 열기로 했던 대구시의회의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집행부의 일방통행식 조직개편안 제출에 대한 불쾌감이 역력하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권 시장이 정작 가장 중요한 소통 창구 중 하나인 시의회와의 소통에는 눈과 귀를 막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시의회 의견'제안 묵살된 조직개편안?

대구시는 이달 7일 조직개편안 확정에 앞서, 4일 시의회를 찾아 확대의장단(상임위원장 포함)을 대상으로 조직개편안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각 상임위원장들은 이미 상임위 소속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했고, 이 자리에서 집행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7일 발표된 시 집행부의 조직개편안은 시의원들의 건의나 제안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원안' 그대로였다.

시의회 경제교통위원회에서는 '건설교통국' 신설에 대해서 부정적 의견을 냈다. 도로의 시공과 건설은 대구시 건설본부에서 맡아 하고, 시 본부에서는 기획 역할만 하고 있는데, 교통 관련 3개 과와 도로 및 건설 관련 2개 과로 구성된 '국'(局)의 명칭을 '건설교통국'으로 하는 것은 '교통'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차라리 명칭을 '교통국'으로 하고, 그 밑에 도로건설 관련 과(課)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이런 주장은 시의회 상임위 배분과도 관련이 있다. 시의회에는 '경제교통위원회'와 '건설환경위원회'가 있다. 만일 '건설교통국'이 신설되면 그 업무를 이 두 상임위 중 어느 곳에서 담당하느냐 하는 것이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집행부의 조직개편안이 시의회 기능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계자동차과'와 '섬유패션과'를 합쳐 창조경제본부 산하 '주력산업과'로 개편하겠다는 집행부 안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상당하다. 대구경제를 실질적으로 떠받치고 있는 이 두 분야의 조직을 축소했을 때 지역경제에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크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녹색환경산업국'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도 걱정스러운 반응이 제기되고 있다. 녹색환경산업국 산하에 환경보전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와 환경개발(시각에 따라서는 환경파괴가 될 수 있음) 부서가 공존해 있어, 제대로 된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의견이다.

◆시민행복은 시정의 궁극적 목표!

'시민행복국'이란 명칭에 대해서도 여러 말이 오가고 있다. '시민행복'은 시정의 궁극적 목표라고 할 수 있는데, 시 집행부 특정국의 명칭으로 과연 적합한가라는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시민행복국의 안전, 방재, 민원처리 등의 업무만이 시민행복과 관련된 일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이 밖에 '사회복지여성국'을 '보건복지국'과 '여성가족정책관'으로 분리한 것에 대해서도, 일부 여성 의원들을 중심으로 '여성정책'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일환 시의회 경제교통위원장은 "집행부의 조직개편안을 보면서 솔직히 아마추어적인 냄새가 너무 많이 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일을 하려고 조직을 만들고 개편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보여주기 위한 조직개편이 아닌지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시 집행부 조직개편 업무를 담당하는 소관 상임위인 기획행정위원회 배지숙 위원장은 "그동안 새로운 시장의 열정과 의욕에 대해 시의회가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상당히 강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집행부의 조직개편안을 보면서, 소통을 그렇게 강조하던 집행부가 이렇게 시의회와의 소통을 외면할 수 있나라는 강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배 위원장은 또 "조직개편안을 처리하기 위한 8월 임시회는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리지만, 그 이전에 상임위를 잇따라 개최해 집행부와의 의견 차를 줄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시 집행부나 시의회 모두 결코 쉽지만은 않은 임시회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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