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복됐다. 국내 첫 천주교 박해인 신해박해(1791)를 시작으로 을묘박해(1795), 정사박해(1797), 신유박해(1801), 을해박해(1815), 정해박해(1827), 기해박해(1839), 마지막 병인박해(1866)까지 한국 천주교 초기 박해사의 순교자들이 복자로 거듭난다.
특히 한국 천주교회의 시복(복자로 선포) 또는 시성(성인으로 선포) 행사는 1984년 방한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주례로 국내 최초 신부인 김대건 신부를 포함한 103위 복자가 성인이 된 지 30년 만의 일이어서 더욱 뜻깊다.
이번 시복식에서 맨 앞에 거론되는 윤지충은 한국 천주교 최초 순교자다. 주문모 신부는 조선에 입국한 첫 성직자로 중국인이다. 또 실학자 정약용의 형이고 한국교회 첫 한글 교리서 '주교요지' 2권을 집필한 정약종, 수도자 생활을 꿈꾸며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동정부부로 살았던 유중철'이순이, 천민 출신으로 천주교의 평등사상을 지상의 유토피아로 여겼던 황일광, 한국 천주교 초대 평신도 여회장 강완숙 등이 눈에 띈다. 이봉금은 순교 때 나이 12세로 최연소 순교자이며,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인 김진후는 75세로 최고령자다.
김대건 신부의 작은할아버지인 김종한 등 21위는 대구대교구(20위)와 안동교구(1위) 등 대구경북 순교자다. 전체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상당한 숫자다. 이들은 을해박해에서 병인박해 사이에 경상감영, 관덕정, 울산 장대벌 군문, 상주 관아 등에서 순교했다.
이번 시복자들을 순교 시기별로 살펴보면 신유박해 때 순교자가 53위(42%)로 가장 많다. 이어 기해박해(1839년) 전후 37위와 병인박해 20위 순이고, 신유박해(1801년) 이전 순교자도 14위가 있다.
순교한 지역별로 보면 서울(한양) 37위에 이어 경상 29위, 전라 24위, 충청 18위, 경기 13위, 강원 3위 순이다. 신분별로 보면 양반이 60위(48%)로 절반을 차지하고, 중인 33위, 천민 4위, 신분 미상 27위다.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교황방한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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