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떠나던 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국민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남겼고, 마지막까지 약자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교황은 18일 이탈리아 로마로 돌아가는 대한항공 전세기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다시 한 번 기도 드리며 여러분 모두에게 신의 축복을 기원한다"고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교황은 이날 오후 1시 5분쯤 서울공항을 출발해 8분간 비행한 뒤 서울공항에서 72㎞쯤 떨어진 지점에서 한국 국민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항공기 조종사는 교황의 메시지를 관제 주파수를 통해 영어로 대신 읽었고, 인천지역관제소 북부섹터가 이를 접수했다.
교황은 "박근혜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메시지를 남긴다"며 "이제 한국을 떠나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맡기며 박 대통령과 사랑하는 한국 국민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을 떠나기에 앞서 교황은 이날 오전 9시 45분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이 자리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제주 해군기지 건설 강정마을 주민,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주민, 용산 참사 피해자, 새터민과 납북자 가족 등을 초대했다. 특히 교황은 성당 맨 앞줄에 앉아 있던 7명의 위안부 할머니들의 손을 일일이 맞잡으며 인사를 나눴고 묵주도 선물했다. 교황은 로마로 돌아가는 전세기 안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한국 국민이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도 인간적인 품위를 잃지 않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교황은 또한 세월호 사고 실종자 가족에게도 편지와 묵주를 남겼다. 교황은 17일 오전 이호진 씨의 세례식에 동석한 천주교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에게 "세월호 실종자 가족에게 전해 달라"며 '프란치스코'라는 자필 서명이 담긴 한글 편지와 묵주 10개를 건네면서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는 10명의 실종자 가족에게 전달해줄 것을 당부했다.
편지에는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 전하지 못함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번 한국 방문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다"고 쓰여 있다. 특히 편지 말미에는 실종자 10명의 이름을 모두 나열한 뒤 "주님, 하루빨리 부모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교황은 로마로 떠나는 서울공항에서도 노란 리본을 착용하고 있었다. 교황은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밝혔다.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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