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람 싸움에 시작도 못한 '청도 소싸움'

개장시기 6개월째 안갯속…공연公·우사회 잠정 합의

청도소싸움경기장 개장이 6개월 넘게 지체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개장 시기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소싸움장 운영 주체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어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는 것이다.

소싸움 시행사인 청도공영사업공사와 민간사업자인 ㈜한국우사회는 개장 협상과 관련, "이달 들어 최종 협약안에 대해 잠정 합의에 접근했다"고 18일 밝혔다. 두 기관의 잠정합의안이 나오면 공영공사는 청도군의회 동의'의결, 청도군의 승인 절차를 밟고, 우사회는 다음 달쯤으로 예상되는 임시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이를 확정한다.

하지만 두 기관이 각각 내부 절차를 밟는 데에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종 협약이 두 기관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그대로 통과된다는 가정을 하더라도 최소 한 달여 이상 의사결정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두 기관은 물론, 청도군도 향후 개장시기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두 기관을 비롯해 청도군은 "개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막바지 내부 조율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번 협상은 협약기간이 29년 5개월에 달하는 장기 계약이라는 점에서 기관끼리 분명히 해둬야 할 사안이 다수 있어 '물리적 시간'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매년 일정 요율 이상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공영공사의 경우, 소싸움의 흥행을 끌어올리고 손익분기점으로 예상하는 매출액 500억원에 최대한 빨리 도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경기장 무상사용권을 쥐고 있는 우사회도 각종 누적 채무로 인한 경영 적자 등 내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청도군 또한 공영공사 수익이 발생할 때까지 운영경비 지원 등 채무부담을 지고 있고, 적자금액이 매년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개장 대책 마련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2011년 9월 개장한 소싸움경기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싸움에 베팅을 가미한 형태로 운영되면서 흥행과 매출신장에 성공, 지난해 우권 매출액 195억원, 관객 100만 명 돌파라는 성적을 남겼다. 올해 2월 15일 예정된 개장일을 앞두고 협상에 실패하면서 6개월째 소싸움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청도 노진규 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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