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청도 소싸움장 개장 아직도 오리무중인가

운영기관의 지루한 이권다툼으로 차일피일 늦춰지던 청도 소싸움 경기가 6개월이 넘도록 여전히 개장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소싸움 경기가 다시 열리기를 바라는 전국의 관광객과 경기 활성화를 기다려온 지역민으로서는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이다. 소싸움 경기장이 시원스레 문을 열지 못하는 까닭은 시행사인 청도공영사업공사와 민간사업자인 ㈜한국우사회 간의 이권다툼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경기장 사용료와 위'수탁 업무 등을 둘러싸고 팽팽히 맞서왔던 양측이 최근 들어 최종 협약안을 두고 어지간히 합의점에 접근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소싸움장 개장을 기다려온 사람들로서는 오랜 가뭄 끝에 청량한 빗줄기를 눈앞에 그리는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최종 협약안이 나오기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두 기관의 잠정합의안이 나온다고 해도 공영공사는 청도군의회의 동의'의결과 청도군의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하고, 우사회는 또 다음 달쯤으로 예상되는 임시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내부 절차를 거쳐 돌발변수 없이 순항을 한다고 해도 최소한 한 달이 넘는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러니 두 기관은 물론 청도군 등 어느 곳도 향후 개장 시기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두 기관은 나름대로 항변이 있을 것이다. 협약 기간이 29년 5개월에 달하는 만큼 조직의 명운이 걸렸을 것이다. 소싸움 흥행을 끌어올려 손익분기점으로 예상하는 매출액을 올려야 하고, 각종 누적 채무로 인한 경영적자 개선 문제도 현안일 것이다. 운영경비 지원 등 채무 부담을 져야 하는 청도군도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각 기관 간의 이익 갈등과 이해 충돌이 소싸움장 개장 무작정 지연의 이유와 명문이 되지는 않는다. 국내 유일의 소싸움 갬블경기를 선보이며 전국적인 명물 소싸움으로 자리를 굳힌 청도 소싸움 경기장에 관객들의 함성을 이른 시일 안에 다시 불러모으기 위해서는 해당 기관들이 공존을 위한 대승적인 양보와 협상력 발휘가 절실하다. 소싸움에는 청도의 지역경제와 도시 이미지 그리고 우주(牛主)들의 자존심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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