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국 최고 强小도시 문경] <7·끝> 창조행정의 도시

"중앙정부에 애걸 없다" 번뜩이는 정책 제안 예산 수백억 확보

문경의 행정에는 남다른 게 있다. 바로 '창조'다. 문경 행정에는 '무조건적인 바라기' '애걸복걸'이라는 부끄러운 단어가 사라진 지 오래다. 창조 행정과 능동적인 근무 자세로 작지만 강한 문경만의 자산을 더욱 키워보려고 당당하게 도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창조 행정은 국민관광지 문경새재와 국군체육부대, 오미자와 사과산업, 명품교육, 예술 및 창작의 고장, 레저 메카, 도시 리모델링 등 문경의 자산에 달린 날개다.

◆기본에 충실한 작은 변화부터

창조 행정은 고윤환 시장이 취임하면서 밝힌 시정의 큰 그림이다. 문경시는 지방의 어려움을 중앙정부에 애원하는 것에서 벗어나 우수한 정책 제안을 통해 정부정책의 시범 모델이 되는 문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시 공무원들에게는 근무 철칙이 있다. 열악한 지방재정 가슴에 새기기, 재정 효율화 생활화, 역발상의 마인드와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기초한 정책 세우기 등이다.

'깨끗한 문경'도 예산을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매년 지역을 정해 지저분한 도시환경을 정비하는 한편 청정 자연환경을 간직한 문경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문경새재 내 무허가 노점상을 정리했다. 문경새재 계곡물도 음용수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환경파괴의 주범인 농약 빈병, 폐비닐을 일제히 수거해 재활용하는 것 역시 작은 '창조 행정'의 줄기다.

김학국(43) 문경시 관광진흥담당은 찻사발에 차(茶)가 어우러진 상생 축제를 기획, 3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최우수 축제로 키워냈다.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 문경새재가 1위를 차지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추진된 '푸르미 공원화 프로젝트'는 읍'면'동 14곳, 146개 지구에 특색 있는 소공원과 마을 만들기, 숲 가꾸기, 마을 실개천 살리기, 마을 혼 살리기 등 182개 사업을 펼쳐 문경이 한층 더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낭비성 경비를 줄이고 정확한 사업 우선순위 판단을 통해 중복투자를 막으면서 지난해에만 62억원의 부채를 상환하는 등 건전한 재정을 이뤄냈다.

이러한 시 공무원들의 창조 행정 자세와 노력은 중앙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문경시는 지난해 중앙정부의 전국 지역경제활성화 우수사례 발표대회 대통령상 수상, 지방 3.0 공모사업 선도과제 최우수상 수상, 정부 3.0 추진 우수기관 선정 국무총리상 수상 등 각종 평가에서 24차례나 수상하는 등 전국 최고 수준의 행정기관으로 꼽히고 있다.

◆자치단체장 중 유일한 대통력직속 지역발전위원

고윤환 시장은 전국 227곳 시장'군수'구청장 중 유일하게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 시장은 공직생활 30년 동안 행정안전부 지역발전정책국장과 지방행정국장,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총리실, 인천광역시 교통국장, 부산광역시 행정부시장 등 중앙과 지방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인천시 재직 시절에는 인천지하철 1호선 개통과 송도지식정보산업단지 조성 촉진조례 제정을 주도했고, 행정안전부 비상대비기획관 시절엔 비상시 비축물자의 전산화를 추진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국장 근무 시절에는 지방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생산성지수'를 개발하고 중앙과 지방의 상생 협력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지금은 위원 중 유일한 선출직이라 대통령에게 가감 없는 제안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발암물질이 포함된 농촌 슬레이트 지붕의 폐해를 설명하고 전국적인 농촌환경개선 정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 서민들의 연료비 부담을 줄이고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해 도시가스가 보급 사업을 앞당겼다. 또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제안과 자문 역할도 충실히 이행하는 등 전국의 창조행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책공모로 예산확보

문경시의 '창조 행정'은 중앙정부 정책 제안 및 정책 공모를 통해 '예산 확보'라는 성과물로 나타나고 있다.

문경시는 최근 중앙부처에 도시가스망과 마을 상하수도 확충, 가축분뇨 처리, 도심재생사업 등 4가지 정책을 제안, 지역 희망프로젝트에 선정돼 시행에 들어갔다.

재정이 어려운 지자체 간에 무한경쟁이 벌어지는 농촌개발사업의 공모와 평가에서 올해에만 190여억원의 국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가은읍 종합정비사업 등 9개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산양면과 산북면 정비사업, 농암면 궁기권역, 동로면 오미자권역, 문경읍 관음권역 등 13개 사업에 총 사업비 663억원을 확보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힐링푸드 조성과 양백지간 푸드관광 연계형 테라피산업 활성화 등 2개 사업에 43억원의 국비와 도비도 따냈다. 신규 마을 조성과 기초생활인프라 정비 분야의 지역발전위원회 지자체 평가에서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돼 5억여원의 인센티브 예산을 받기도 했다.

또 문경시 청사 그린 리모델링사업(국비 6억원), 옥외광고물 시범거리 조성사업(한전 3억원), 키즈드림센터 공모사업(국비 10억원, 도비 3억원) 등의 아이디어가 중앙정부 및 공공기관 등에 채택됐다.

모전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의 경우 당초 대비 25억원의 추가 예산을 지원받는 등 152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주민 숙원사업이 해결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문경시는 7억여원의 정부 추경 일자리예산을 확보했고, 공공사업장 부가가치세 환급을 통해 14억2천만원의 시 재정수입을 늘렸다.

고수현 경북대 건설방재공학부 교수는 "문경시는 전국 최고의 모범도시 건설, 중소도시의 발전모델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여러 분야에서 시 발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맞춰 공익 창출과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창조적인 행정 자세를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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