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에 단골] M밴 후지아오빙

대만 음식은 홍콩이나 중국의 음식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대만 사람은 중국 고유의 음식 문화는 대만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장제스 총통이 중국 본토를 탈출할 때 유명 요리사들을 대거 데리고 대만으로 왔기 때문이란다.'화덕만두'는 대만 길거리 음식이다. 화덕만두는 기존의 만두와 달리 기름에 튀기거나 찌지 않고 화덕에 구워낸다.

그래서 더 담백한 맛이 난다.

◆육즙과 불향의 조화 '화덕만두'

최근 개업한 '후지아오빙'(대구 중구 동성로 중앙파출소에서 통신골목 쪽으로 20m)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게 앞에 난로처럼 생긴 화덕 2개가 눈길을 끈다. 황토로 만든 항아리이다. 항아리 안에는 참숯이 벌겋게 타오르고 있다. 화덕만두는 이 항아리에서 참숯에 굽는다. 항아리 벽면에 속이 꽉 찬 만두를 붙이는 장면이 꽤 신기하다. 김건우 사장은 "무게가 있는 만두 반죽을 화덕에 잘 붙게 하는 것이 노하우"라고 했다. 김 사장은 400℃의 불가마 화덕에 맨손을 집어넣었다. 김 사장은 대만 여행 중 화덕만두를 처음 맛봤다고 했다. "신기한 맛이었어요. '이것이다' 싶었어요." 그러나 국내에서는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대만으로 날아가 가게에서 일하며 반죽과 불 조절하는 법 등을 배웠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화덕을 직접 제작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만두 맛도 우리 입맛에 맞췄다.

재료는 돼지고기와 생강, 새우, 팥, 호두, 채소, 후추 등이다. 모두 국산을 사용하고 방부제나 색소 등은 넣지 않는다. 알칼리수로 반죽하고 천일염으로 간을 한다. "알칼리수는 점성과 탄성을 강화시켜 밀가루를 차지게 하고 숙성도를 높여 쫄깃한 식감을 낸다"고 했다.

만두 종류는 네 가지. 돼지고기와 후추 등이 들어간 고기만두를 비롯해 생강을 넣은 생강만두, 새우를 넣은 새우만두, 그리고 팥과 호두, 치즈를 넣은 '오늘의 만두' 등이다. "오늘의 만두는 고기를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 만들었다. 아이스크림을 발라 먹으면 맛있다"고 했다.

만두는 주문 후 구워낸다. 10분쯤 지나자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화덕만두가 완성됐다. 화덕만두의 포인트는 육즙과 불향이 느껴지는 바삭한 만두 피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것이 특징이다. 너무 뜨거워 종이를 여러 겹 겹쳐 간신히 잡은 후 고기만두를 조심스럽게 한 입 물었다. 처음에는 뜨거워 맛을 못 느끼다가 점점 온도에 익숙해지면서 반죽의 고소한 맛이 전해진다. 만두 속 잘게 자른 돼지고기에서 육즙이 흥건히 흘러나왔다. 김 사장은 "원래 향이 더 강한데 한국의 입맛에 맞춘 것"이라고 했다. 양파소스와 칠리, 마늘소스, 치즈가루 등에 찍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이 난다. 화덕만두는 처음과 달리 먹을수록 중독성이 있는 것처럼 먹고 난 후 또 먹고 싶어진다.

생강이 들어간 만두는 깔끔한 맛이다. 새우만두는 새우살 씹는 맛이 있다. 고기를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 팥과 호두, 치즈를 넣고 만든 '오늘의 만두'. 팥의 달콤함과 치즈의 부드러움, 그리고 호두의 씹는 맛이 있어 최고 인기를 끌고 있다.

화덕만두는 커피와 궁합이 맞다. 그러나 오늘의 만두는 아이스크림과 먹어야 제격이다. 아이스크림에는 지리산 토종벌 벌집을 토핑으로 얹어준다. 만두의 뜨거움과 아이스크림의 차가움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M밴 김경희 회원은 "고기만두는 처음 파 향이 강해 먹기를 주저했는데 지금은 담백한 맛에 이끌려 자주 먹는다. 속이 꽉 차 있어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며 "다른 음식에 비해 기름기가 거의 없어 다이어트에도 그만인 음식"이라고 했다. 김 씨는 "그래도 아이스크림에 찍어 먹는 오늘의 만두가 내 입에 맞다"고 했다.

손준호 회원은 "기존 만두는 기름에 튀기거나 쪄 느끼해 조금만 먹어도 물리곤 하는데 화덕만두는 원 재료의 맛이 그대로 느껴지고 깔끔하다"며 "먹다 보니 이제는 향신료 맛이 좋은 맛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손 씨는 또 "오늘의 만두는 호두 씹히는 맛도 있고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으니 또 다른 맛이 있다"고 했다.

최영탁 회원은 "이제 시내에 오면 들르는 코스가 됐다. 자꾸 먹으니 당기는 맛이 있다. 달콤하고 씹는 맛이 있는 오늘의 만두는 여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 여자친구 생기면 데이트 하면서 먹고 싶다"고 했다.

화덕만두 3천~3천500원, 브런치 세트 만두+커피 4천원.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매일 화요일 휴무)

▷좌석:20여 석

▷문의: 053)425-3444, 대구시 중구 동성로 통신골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