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년 전 태풍 수재의연금 어디에 썼나

성주 '산바'성금 사용 의혹 수천만원 지역발전協 전달 사용분 정산 전혀 안 이뤄져

2년 전 태풍 '산바' 피해 주민들을 위해 마련된 성금과 지원금이 불투명하게 사용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수재의연금을 전달받은 임의단체는 와해됐고, 수억원이 지원된 협동조합은 개장도 못한 채 문을 닫았다.

2012년 9월 태풍 산바로 인해 성주읍내가 물에 잠기면서 성주지역 주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 당시 피해 주민들을 대표해 임의단체인 성주지역발전협의회가 결성됐다.

당시 성주군청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직원들이 모금한 성금 3천500만원을 성주지역발전협의회에 전달했다. 성주군 재경향우회도 수재의연금 1천500만원을 내놨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수재의연금 사용분에 대한 정산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성금 사용처도 모호하다.

성주군청 한 공무원은 "당시 피해 정도에 따라 차등 지원을 하겠다며 수재의연금 사용에 대해선 일임을 해달라는 협의회의 요구에 따라 성금을 전달했다"면서 "아직까지 성금 사용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정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성주지역발전협의회는 그동안 구성원들 간에 갈등이 일면서 조직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또 수재의연금 일부는 피해보상 소송비용과 성주일반산업단지 내 폐기물매립장 반대 집회 등에 지원되는 등 당초 취지와는 무관하게 사용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기홍 전 성주지역발전협의회 회장은 "성금은 일부 임원이 관리하고 있었으며, 임시 회장이라는 이유로 통장 구경도 못했다"면서 "수재의연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태풍 산바 피해 보상을 위해 지난해 8월 성주군이 4억원을 지원해 설립한 성주농자재협동조합도 논란이 일고 있다.

성주농자재협동조합은 조합원 가입과 경영진 선임, 운영방식 등을 둘러싸고 주민들 간에 갈등을 빚다가 개장도 하지 못한 채 3개월 만에 영업 정지를 당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농자재 차량 구입과 시설비,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2억4천300만원을 지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성주군은 성주농자재협동조합에 지원한 4억원 가운데 1억5천700만원만 회수한 상태다.

이에 대해 성주군 경제교통과 관계자는 "산바 피해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보조금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아 성주농자재협동조합의 보조금을 회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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