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의 사랑에…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 '희망 슛'

비행기값만 갖고 경주대회 참가…각계 숙소·식비·체육복 등 제공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 선수들이 해병대 1사단 장병들과 함께 2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프로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해병대 제공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 선수들이 해병대 1사단 장병들과 함께 2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프로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해병대 제공

영화 '맨발의 꿈'으로 유명해진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이 포항을 찾았다. 해병대 등 포항과의 각별한 인연 덕분이다.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 김신환 감독 등 26명은 26일까지 열리는 경주국제유소년축구대회(U-12)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동티모르 정부에서 이들에게 지원한 것은 비행기값이 고작. 숙소도, 식비도 없었던 이들을 위해 해병대 1사단과 포항지역 기관단체들이 도우미로 나섰다.

해병대 1사단은 경기 기간 동안 포항 청룡회관에서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의 숙식과 이동용 버스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포항향토청년회는 이들이 방한한 20일 포항에 초청해 대회 선전을 기원하며 소고기 파티를 열어줬다. 20여 명이 무려 소고기 100인분을 먹어치워 주최 측을 놀라게 했다.

포항향토청년회 김유성 회장은 "아이들이 짧은 한국어로 식당 아주머니들에게 '엄마, 고기 더 주세요'라고 하는데 정말 귀엽고 티없이 맑아 보여 좋았다"며 "동티모르 아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대회기간 동안 서포터로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티모르 유소년축구단과 해병대의 인연은 특히 깊다. 동티모르 유소년축구단을 이끌고 있는 김신환 감독이 해병대 출신(병389기)이다.

또 현재 동티모르 대사가 김기남 전 해병 소장이다. 이런 인연으로 동티모르대사관은 해병대사령부에 대회 참가기간 동안 지원을 요청했다. 해병대 1사단은 대회 기간 동안 식사는 부대 내에서 제공하되, 식비는 사단 지휘관 및 참모들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후원하기로 했다.

포항시와 유관기관, 개인들의 지원 손길도 줄을 잇고 있다. 포항시는 시티투어와 오찬을 준비 중이다. 포항스틸러스는 축구경기 관람과 개인별 체육복을 제공했다.

포항시 남구 동해면사무소에서는 20~22일 면민구장을 무료로 제공했고, 북포항로타리와 최태욱 씨도 금일봉을 내놨다. 해병대 예비역 소령 신길호(양계업) 씨는 23일 저녁식사로 닭백숙을 제공한 것은 물론 매일 신선한 달걀도 제공하고 있다. 포항 해병대전우회는 축구화를 선물할 계획이다.

해병대 1사단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축구로 꿈을 키워가는 동티모르 아이들이 한국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