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맘껏 누리세요, 상위 1% 특권…백화점, VIP를 위한 미술 서비스

전체 매출 30% '큰 손', 컨설팅·해외 미술관 투어 작가와 만남도

대구백화점은 컨설팅을 통해 미술 관련 정보를 VIP에게 제공하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컨설팅을 통해 미술 관련 정보를 VIP에게 제공하고 있다.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장샤오강 회고전.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최근 VIP를 대상으로 장샤오강 회고전을 둘러보는 행사를 가졌다.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장샤오강 회고전.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최근 VIP를 대상으로 장샤오강 회고전을 둘러보는 행사를 가졌다.

"상위 1% 고객이 전체 매출의 30%, 상위 20%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를 좌우한다."

백화점 업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말이다. 파레토법칙으로도 불리는 '2대 8의 법칙'은 경기가 나쁠수록 더 빛을 발한다.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서더라도 상위 20%는 여전히 돈을 쓸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백화점 큰손들의 씀씀이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상위 1% 고객의 매출성장률은 지난해 상반기 6.8%에서 올 상반기 8.7%로 늘어났다. 상위 20% 고객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2.5%에서 올 상반기에는 6.1%로 올라섰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매출성장률은 한 번도 4%를 넘지 못했다. 백화점 업계가 초우량고객(VIP)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VIP는 매출 신장에 기여하는 공로가 큰 만큼 특별한 혜택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무료 주차, 상시 할인, 문화행사 초대, 기념일 및 명절 선물, VIP 라운지 이용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여기에 백화점별로 차별화된 서비스가 부가된다. 갤러리를 운영하는 대구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갤러리 전문 인력을 활용한 다양한 미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971년 갤러리를 설립, 30년 넘는 노하우를 가진 대구백화점의 VIP 대상 미술 서비스는 크게 컨설팅과 미술현장 투어, VIP만을 위한 작가 초대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컨설팅은 주로 VIP가 관심을 갖고 있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 작품 가격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VIP가 원할 경우 작품 구매도 주선해 준다. 미술현장 투어는 미술에 대한 안목을 높이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대구백화점은 지난해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 따산즈예술지구를 다녀온 데 이어 올가을에는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미술관 투어를 떠날 계획이다. 박수근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올 6월 박수근미술관 등을 둘러보는 강원도 양구 투어 행사를 갖기도 했다.

VIP를 위한 작가 초대전은 본점과 프라자점에 있는 4개의 VIP 라운지에서 열린다. VIP 라운지 초대전은 독립된 공간에서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09년 도입됐다. 김명순, 송호진, 권유미, 장두일, 이종갑, 한유민, 박병구, 안정환, 이승현, 변지현 등 20여 명의 작가가 초대전을 가졌으며 지금은 변미영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VIP 라운지 초대전은 평균 3개월 동안 진행되며 작가와의 만남도 이루어진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VIP 라운지 초대전은 판매 목적보다 좋은 작가를 소개해 주는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구매력이 높은 VIP를 대상으로 한 전시인 만큼 자연스럽게 작품 판매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8월 개관 3주년을 맞는 현대백화점 대구점도 갤러리H를 통해 미술에 관심이 있는 VIP를 대상으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VIP와 작가의 만남을 상시적으로 갖고 있다. 갤러리H에서 전시를 한 지역 작가들이 주로 초대되는 만남의 행사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 궁금증에 대해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특정 작가의 작품 세계를 넘어 예술 전반에 대한 이야기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들어 이영철, 권유미 작가 등이 초대돼 VIP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작품 구입을 원하는 VIP에게 작품 가격 등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작가와 VIP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또 놓치기 아까운 전시가 있으면 나들이도 한다. 지난해 세종문화회관 라이프사진전과 서울시립미술관 고갱전을 관람한 데 이어 올 7월에는 대구미술관 장샤오강 회고전을 둘러보는 행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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