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역사가 60년을 넘을 확률은 1%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한가지 분야에만 40년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국내 선두를 달리는 기업도 찾기 드물다.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자리한 신생공업㈜은 이 두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기업이다. 부품소재전문기업인 신생공업은 일본 등 선진국보다 월등한 초경합금 기술을 가진 국내 유일의 회사로서 꾸준히 성장 중이다.
◆60년 역사의 장수기업
신생공업은 60년 전인 1954년 5월 '신생공업사'로 출발해 공작기계를 제조했다. 이어 공작기계에 사용하는 쇠톱도 만들었다. 회사가 초경합금에 발을 담근 것은 1976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다.
'신생공업'으로 명칭을 바꾸면서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 사업 분야를 변화시켰다.
'초경합금'은 말 그대로 '아주 단단한 합금'을 말한다. 주로 텅스텐과 코발트를 배합해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경도가 강한 금속을 만들어낸다. 이 초경합금은 각종 제조업체에서 쇠를 깎고 금형을 만드는 데에 사용한다. 그만큼 수요처가 다양하고 종류도 많다. 1980년대 국내 산업이 급성장하던 시기에 신생공업은 초경합금에 집중적으로 뛰어들어 기술을 축적했다.
신성용 대표는 "일찍부터 시작한 덕분에 특수금속 분야의 불모지였던 국내에 초경합금의 제조와 더불어 고품질의 각종 초경공구의 생산에 커다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받고 있다"며 "지금은 기술력이 국내 선두다"고 말했다.
초경합금 전문기업 신생공업은 정밀금형 부품, 단조 및 분말금형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절삭공구 분야에 있어서 초경합금을 이용해 스페셜 툴의 기본소재 또는 일반 공구의 환봉을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이 밖에도 광산, 토목 공사용 초경합금을 만들어낸다.
특히 신생공업은 국내 초경합금 생산 업체로는 세 번째, 내마모용 제품 규모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기업이다. 국내외에 고객을 두고 있는 것은 물론 다른 대기업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신생공업이 담당하고 있다.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회사는 2012년 359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꾸준히 성장을 이어왔다.
◆사람과 기술이 재산
신생공업이 관련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은 '다품종소량생산' 방식을 통한 다양한 기술력과 자료들을 축적하고 있어서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는 100% 주문생산을 원칙으로 한다"며 "대량의 양산시스템이 아니라 주문이 들어오면 곧바로 생산해 납품하기 때문에 재고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문생산이 가능한 것은 오랜 시간 한 분야에 매진하면서 쌓아놓은 배합자료와 기술력, 숙련된 기술자 덕분이다. 회사 관계자는 "초경합금의 경우 원재료를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물성이 달라진다"며 "고객이 원하는 제품의 물성에 맞게 배합해 만들어내는 기술은 우리 회사를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1982년 KS 마크를 획득해 앞선 기술력을 선보였으며 1995년에는 '소재분야' 특허도 받았다. 2000년 들어서는 수출 유망 중소기업 선정에 이어 ISO9001 인증,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인증과 부품소재전문기업 인증을 받았다. 신 대표는 "30명 이상 종업원, 30년 이상 역사의 기업에 주는 '대구3030기업'은 한우물만 파왔다는 자긍심을 준다"며 "장수기업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양한 수상과 인증에서 보여주듯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은 기술과 사람이다. 신 대표는 "우리에게 배합기술과 원재료 공급업체 정보, 소결기술 등은 '지적재산이며 영업 비밀'과 같다. 절대 외부에 유출돼서는 안 되는 것들"이라며 "이와 함께 회사에서 오랜 시간 근무하면서 기술을 축적한 '장인'들도 우리에겐 재산과 같은 귀한 몸이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신생공업은 일부 대기업에 편중된 수익구조가 아닌 다양한 분야의 대중소기업 파트너를 균형 있게 확보하고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신성장 동력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신생공업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다품종소량생산으로 확보한 고객과 별도로 '양산형'을 위한 준비에도 착착 나아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개발이 완료돼 생산 중인 50여 종의 부품소재 가운데 절삭공구용 소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절삭공구용 환봉생산을 위해 2007년 압출성형기를 도입해 대량생산을 위한 규격화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대량생산을 추진하기 위해 이달 대형 압출성형기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재종분말의 생산을 늘리기 위해 스프레이드라이어를 내년 3월 도입해 대량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압출성형기를 이용한 규격화한 제품을 대량 생산 체제로 진행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양산체계로 전환 시에는 연간 50억원 규모의 절삭공구용 환봉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부터는 생산능력을 키워 150억원 규모의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수입품이 대부분인 선재용 다이스(DIES) 품목의 생산에도 뛰어들었다. 회사 측은 선재용 다이스의 재종개발을 완료, 품질을 테스트한 결과 수입산과 대등하면서 가격은 40% 저렴하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아직 수작업으로 인한 대량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내년 프레스성형기와 자동 가공기를 도입해 대량생산을 추진할 것이다"며 국내뿐 아니라 수출시장에도 공격적으로 나서 회사의 외형을 키우고 세계적인 부품소재전문 기업으로 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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