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0mm만 쏟아져도 '대구 아찔'…대구시 집중호우 침수 대책은?

"처리 용량은 이론적일 뿐 위급상황 부유물 변수"

25일 부산'경남지역이 국지성 집중호우에 원전 가동과 도시철도 운행이 중단되는가 하면 산사태가 일어나고 도로가 침수돼 도심 기능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이 같은 국지성 호우가 대구에 발생하면 안전할까?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의 하수 시스템은 시간당 50㎜의 집중호우에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하수 처리 시설 용량은 구간마다 다르고, 저지대 지역은 시간당 40㎜ 이상의 비에 침수가 예상되는 등 지역 편차도 크다. 더욱이 도심 내 하천 주변 지역은 한꺼번에 쏟아진 비에 범람 우려가 커 주택가 등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시간당 40㎜ 이상의 비에 침수가 예상되는 지역 4곳을 지정했지만, 폭우 시 펌프장과 양수기로만 관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달서구 감삼동 두류정수사업소와 장기동 대명천 일대, 동구 용계동 저지대 공장지역, 동호동 금호강 제방 옆을 침수 위험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 북구 침산공원과 달성군 서재지구 등은 급경사지가 있어, 재해 위험지역으로 분류해 별도 관리 중이다.

하지만 이는 비가 정상적으로 하수 처리 시설로 유입됐을 때를 가정한 것이다. 만약 한꺼번에 내린 폭우로 쓰레기 같은 적치물이 하수 구멍을 막거나 또 다른 변수가 있을 때는 처리용량이 이보다 적어질 수밖에 없다.

시와 구청은 대구가 분지라는 지형적 특성에다 그동안 침수 피해가 적었다는 점 등으로 집중호우에 대한 대비가 비교적 미온적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하수처리용량은 이론적인 것이다. 실제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왔을 때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힘들다"고 했다.

시가 침수 예상지역 4곳의 침수 피해 예상 강수량을 시간당 강수량 40㎜로 정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시간당 강수량 20㎜만 되더라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대구에서 시간당 20㎜ 정도 내리는 경우는 드물어 만약을 대비해 40㎜를 기준으로 했다"고 했다.

실제 지난달 1일 시간당 24㎜의 비에 중구 신천대로 시청 방향 푸른다리 철로 아래 도로가 침수되면서 차량 통행이 한동안 중단됐다. 2010년 7월 시간당 20㎜도 되지 않는 비에 북구 노곡동에서는 주택 60여 채 등 9천여㎡와 차량 110여 대가 침수됐다. 수해방지를 위해 마을 입구 금호강변에 설치한 배수펌프 제진기(펌프에 유입되는 물에서 쓰레기 등 부유물을 거르는 장치)가 댐 역할을 하면서 골짜기에서 내려온 물을 가둔 탓에 발생한 어처구니 없는 인재였다.

대구에도 적잖은 집중호우가 불어닥쳤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1907년 이후 대구에 시간당 40㎜ 이상 비가 내린 게 39차례. 1941년 7월 6일 시간당 80㎜의 폭우가 있었고, 1939년 8월 13일엔 시간당 76.8㎜를 기록했다. 2008년 8월 15일엔 시간당 69㎜의 비가 내리기도 했다.

이영선 대구기상대 예보관은 "비와 관련해서는 대구가 지형적 이점이 있지만, 서로 다른 성질의 공기가 만나 수증기가 대량으로 유입되면 집중호우 발생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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