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락을 재즈'소울'훵크 등 흑인음악으로 표현한 음반들이 있다. 3회에 걸쳐 소개하고 그 의미를 살펴본다.
◆ 재즈, 우리 가락을 노래하다
'보사노바'는 '재즈'의 화성으로 브라질의 민속음악 '삼바'의 리듬을 소화한 장르다. 음악으로 브라질 해변의 경치를 전 세계에 알렸고, 세계적인 보사노바 뮤지션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1927~1994)을 낳았다. '탱고'는 유럽 춤곡의 문법에 아프리카 민속음악의 리듬과 아르헨티나 사회 이민자들의 정서를 담아낸 장르다.
아르헨티나의 항구도시 보카에서 태어난 탱고도 세계적인 탱고 뮤지션 아스토르 피아졸라(1921~1992)를 낳았다.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이 '통섭'을, 요즘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술이 '융합'을 강조하기도 전에, 음악은 자연스럽게 스미고 섞이고 있었다. 중심에는 흑인음악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어땠을까?
우선 재즈와 우리 가락이 만난다. 1979년에 나온 기념비적인 앨범이 있다. '째즈로 들어본 우리 민요, 가요, 팝송!'이다. 한국 재즈의 마에스트로 이판근과 당시 최고의 재즈 연주자들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이판근이 편곡을 맡고, 손수길(피아노)'김수열(색소폰)'강대관(트럼펫)'최세진(드럼'봉고)'이수영(베이스)이 명연주를 펼친 이 앨범의 중심은 바로 '민요 재즈'다. 10분이 넘는 대곡 '아리랑'을 비롯해 '가시리'와 '한오백년' 등 3곡이 수록돼 있다. 앨범 총수록곡 7곡의 절반이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이판근은 "편곡에 눈을 떴을 때부터 재즈와 우리 음악을 어떻게든 연결시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앨범은 재즈 어법의 현지화, 즉 한국형 재즈 발견의 계기로 평가받는다.
이후 재즈와 우리 가락의 만남은 계속된다. 두 가지 방향성을 보인다. 대중화 또는 실험이다.
재즈 보컬리스트 박성연은 재즈클럽 야누스에 모인 재즈 연주자들과 함께 '재즈 앳 더 야누스 볼륨1'(1986) 앨범을 발표하는데, 이판근을 편곡자로 초청해 앨범의 간판인 1번 트랙으로 '밀양아리랑' 재즈 버전을 선보인다. 꼭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 칙 코리아가 이베리아 반도의 정서를 담아낸 곡 스페인(1972)의 한국 버전 같다. 밀양아리랑의 흥겨우면서도 구슬픈 정서를 다양한 재즈 악기의 구성으로 표현한다.
'민속악과 째즈'(1986)는 실험적인 음반이다. 재즈 연주자 길옥윤(색소폰), 류복성(봉고)이 국악 연주자 이생강(대금), 이성진(장구)과 만나 협연을 펼쳤다.
국악계의 원로들은 탐탁지 않아 했다. 이생강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1996년 자신의 인간문화재 지정을 두고 재즈나 가요 영역을 넘나든 경력에 대해 '딴따라'라며 정통성 시비가 일기도 했다고 밝혔다. (계속)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